"10년만에 부활한 '비상경제회의', 전문가 전쟁터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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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부활한 '비상경제회의', 전문가 전쟁터 만들어야"
  • abc경제
  • 승인 2020.03.18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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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되살린 '비상경제회의' 체제가 성공하기 위해선 실제 경제주체와 학계 등 외부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를 통해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 치열한 토론의 장을 구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인력과 공무원 위주의 의사결정을 피해야 하며, 정부 방침에 맞지 않는 생각일지라도 일단 논의 테이블에 올리는 난상토론 분위기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7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경제시국을 타개하기 위해 비상경제회의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는 오는 19일 첫 개최를 시작으로 주 1회씩 열린다. 경제관계부처 장관이 참석하며, 필요하면 경제단체·노동계·민간 전문가 참여도 받는다.

홍 부총리는 "효과적인 정책 조율과 즉각적인 정책결정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외부 참여 없인 필패"…'진짜 경제인' 들여야

비상경제회의 체제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9년 금융위기 때에도 가동한 바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1월 시작된 비상경제회의는 대통령이 매주 한 차례 주재하고 기재부 장관, 한국은행 총재, 청와대 수석 등 20여명이 참석하면서 고용과 산업, 금융, 부동산을 망라하는 중대 대책들을 내놨다. 당해 한국이 플러스 성장률을 지켜내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비상경제회의 체제를 문 정부에서 이어가야 한다면서도, 여기엔 여러 걸림돌이 존재한다고 봤다.

대표적으로 공무원과 기존 청와대 수석 위주의 의사결정을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칫 이전과 같은 의사결정 방식이 유지되는 경우, 비상경제회의를 여는 이유 자체가 사라진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와대나 정부가 아닌 실제 경제하는 사람들이 논의의 주축이 돼야 한다"며 "현 정부가 가치관이 뚜렷해 반대 토론이 잘 이뤄지지 않고 정책 기조를 바꾸기 힘든 것으로 아는데, 이런 위기 상황에선 경제 전문가들로부터 폭넓게 의견을 듣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공무원은 자기 전문 분야가 있어 제도를 바꿀 수는 있지만 경제 전반을 전체적으로 예측하고 총괄하는 능력은 떨어질 수 있다"며 "무조건 재정, 산업, 거시경제 등을 총체적으로 볼 수 있는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 의견에 대한 경청과 동시에, 신속한 의사결정과 집행을 조화시키는 방안도 비상경제회의 체제 성공의 열쇠로 지목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전 비상경제회의 참석자는 "이명박 정부 당시엔 아침 회의가 오후에 끝나면 그 내용이 곧장 관계부처와 기관에 전달돼 빠른 집행이 가능했다"면서 "코로나19와 관련한 적극 행정면책을 현 정부에서도 추진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 역시 당시 결정사항이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었던 한 배경이었다"고 설명했다.

◇"위기의식 놓치면 실패…균형감각도 필수"

비상경제회의를 부활시킨 계기인 '경제비상시국' 인식을 끝까지 가져가야 한다는 조언도 쏟아졌다.

김 교수는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와 세계 경제가 L자형 불황에 빠진다는 전제 아래 경제 정책을 세우는 것"이라며 "안일한 상황 인식으로는 무엇도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표적으로 최근 금융시장 대책이 '늑장' 논란을 일으킬 정도로 뒤늦게 나오고 있다면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강 교수도 "우리 경제만 위기가 아닌 현 상황을 제대로 직시해야 한다"며 "미국 등 주요 경제 파트너 국가와 교류가 끊기면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비상경제회의에서 잘 살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피해 대책에 대한 종합적이고 균형적인 인식이 필수라고도 강조했다.

강 교수는 "방역에서 출발한 현 위기 특성 상 재난 대처 부분, 그러니까 현재 집중하고 있는 부문에 돈이 더 많이 갈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아직 선진국화가 완전히 된 게 아니다. 피해가 많은 쪽에 선택적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도 "미국이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하려 한다 해서 기축통화를 보유한 그들의 상황과 동일시해선 안 된다. 아마 외부에서 참석하는 경제주체 대부분이 스스로 어려움을 호소할 텐데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며 "적자국채 발행과 국가채무비율 상승 문제 등 국가 재정 전반을 잘 볼 줄 아는 재정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상회의 주 목적은 '2차 추경' 될 듯

향후 비상경제회의 주요 의제는 2차 추가경정(추경)예산안 편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한 정부 관계자는 "전날 국회에서 11조7000억원 규모 추경이 성사됐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고 전했다.

최근 정부 내에선 코로나19 저지가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기 전까진 근본 해법이 아닌 대증 요법만 가능하다는 아이러니를 호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경 같은 피해 완화대책 외엔 마땅히 꺼낼 카드가 없다는 것이다.

강 교수 역시 "전 세계가 출입국 금지를 시키는 마당에 당장 경제를 살릴 테니 문을 열어 달라고 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라며 "비상회의에서 2차 추경을 논의하는 건 불가피해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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