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GS·삼성 쇼핑몰 '스토리'가 경쟁력이다...밀레니얼 열광
상태바
CJ·GS·삼성 쇼핑몰 '스토리'가 경쟁력이다...밀레니얼 열광
  • abc경제
  • 승인 2020.03.20 23: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혹시 찾으시는 빨래건조대가 '저렴하기만 한 것'이라면 그런 분께는 권해드리지 않습니다"

펀샵에서 판매 중인 빨래건조대 소개는 이렇게 시작한다. 빨래건조대 하나를 팔면서도 상당한 품을 들여 동영상과 장문의 글로 상품 소개를 전하고 있다.

기존 빨래건조대의 단점과 비교하기도 하고 100kg에 달하는 쌀 포대를 빨래건조대 위에 올리는 동영상을 첨부하기도 한다. 조립법 영상도 덧붙였다.

상품 소개는 "저렴하게 구입한 빨래건조대 과연 얼마나 사용할 수 있을까요? 제대로 사서 오래오래 쓰는 것이 경제적 소비입니다"라며 마무리한다. 마치 홈쇼핑 한 편을 본 듯한 기분을 자아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펀샵, 29cm, 텐바이텐 등의 스토리텔링형 쇼핑몰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쇼핑몰은 많은 상품을 싸게 판매하기보다는 상품을 엄선하고 그 상품 속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공통점이 있다.

날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가격이나 상품 가짓수가 아니라 '스토리'를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하는 것이다. 소비할 물건이 넘쳐나는 시대에 엄선한 상품을 정성 들여 소개해주는 콘셉트는 밀레니얼 세대와 마니아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펀샵은 CJ ENM(당시 CJ오쇼핑)이 2017년 인수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펀샵의 운영사인 아트웍스코리아의 지분 70%를 사들인 것이다. 펀샵은 '덕심'(마니아의 마음) 저격한다는 콘셉트로 대중보다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펀샵은 트렌드 정보를 제공하는 쇼핑 매거진 '펀테나'를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1만5000건 이상의 콘텐츠가 누적돼 있다. 이 때문에 펀샵에는 유통회사의 꽃이라는 MD(상품기획자)보다 상품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내는 '에디터'가 더 많다. 펀샵에는 MD가 10명, 에디터가 15명 있다.

스토리텔링이라는 강점을 안고 펀샵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펀샵의 방문 건수는 전년비 4%, 방문 건수 당 조회 수는 24% 증가했다. 4년 전(2016년)과 비교하면 방문 건수는 30%, 방문 건수 당 조회 수는 75% 늘었다. 소비자들이 펀샵의 콘텐츠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경쟁사인 GS홈쇼핑도 스토리텔링에 특화된 온라인 쇼핑몰들을 인수했다. GS홈쇼핑이 2013년에 인수했다 2018년 매각한 29CM도 상품을 엄선해 잘 소개하는 데 집중한다. GS홈쇼핑은 29CM를 69억원에 사 300억원에 매각했는데, 이는 GS홈쇼핑의 대표적인 성공 투자 사례로 꼽힌다.

온라인 셀렉트샵을 표방하는 29CM는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형태)를 추구하는 최근의 트렌드와 맞아떨어지며 지난해 기준 매출 1000억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29CM의 C는 커머스(Commerce), M은 미디어(Media)를 뜻하는데 그만큼 콘텐츠를 중요시 여긴다는 점을 드러낸다.

GS홈쇼핑이 2013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된 텐바이텐도 비슷하다. 초기에 텐바이텐은 1300k, 바보사랑 등과 함께 디자인 상품 전문몰로 주목받았다. 현재는 단순히 디자인 상품들을 판매할 뿐 아니라 생활양식과 취향에 맞는 상품을 큐레이션하고 관련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리는 '독도 알리미 스티커'를 제작해 판매하고 걸그룹 오마이걸과 협업해 각 멤버의 취향에 맞는 다이어리를 소개하며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최근 광고회사 제일기획에서는 '제삼기획'이라는 온라인 쇼핑몰을 론칭하기도 했다. 광고 전문가들의 쇼핑몰답게 통통 튀는 아이디어 상품들을 선보이고 그에 맞는 스토리를 맛깔나게 풀어냈다.

제삼기획의 첫 상품인 '버티겠달력'은 "월급쟁이들에게 살아있는 신화와 같은 John Burr(존버) 선생의 성공 전략!"이라고 소개하는 등 재치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화제를 모으며 완판을 기록했다.

홈플러스의 창고형 할인매장 더 클럽은 SNS를 통해 스토리텔링하며 '미친 필력'으로 화제가 됐다. 상품과 관련해 짧은 소설을 쓰거나 온라인 밈(유행어나 사진)을 패러디한다. '마라탕면'을 소개할 때는 헤어진 연인에 빗대 "너 돌아오지 마라"라고 말하는 식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고객층을 다양화하기 위해 펀샵을 인수했다"며 "펀샵에서는 30~40대 남성의 생활양식을 반영한 각종 '덕심' 자극 상품을 발굴·판매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선보이며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인 29CM 미디어팀장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쇼핑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행위가 아닌 또 하나의 경험"이라며 "가치 소비를 통한 경험을 중요시하는 밀레니얼에게 콘텐츠는 구매 선택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