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 어디썼나 보니…남성화장품·쌀·기저귀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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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 어디썼나 보니…남성화장품·쌀·기저귀 샀다
  • abc경제
  • 승인 2020.05.14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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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해진 13일 서울 도봉구 CU편의점에 '재난긴급생활비(선불카드) 사용 가능' 안내문이 걸려 있다. 긴급재난지원금은 3월 29일 주민등록지를 기준으로 광역 자치단체 내에서 카드결제가 가능한 곳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2020.5.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첫날, 국민들은 평소 살까 말까 망설이던 '고가 상품'이나 기저귀, 쌀 등 '생필품'에 지원금을 몰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치킨·커피·햄버거 등 프랜차이즈에서 쓴 경우는 많지 않았다. 대형 프랜차이즈는 지역별로 재난지원금 사용처가 다른데다 다중이용시설을 꺼리는 심리가 일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살까 말까 했던 '고가품' 사거나…쌀·기저귀에 지원금 썼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13일)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고가 상품'과 '생필품' 항목에서만 급증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일종의 소비 '양극화'인 셈이다.

긴급재난지원금을 일종의 '공짜 돈'으로 받아들이면서 평소 편의점에서 사길 주저하던 면도기·화장품을 구입하거나, 기저귀·샴푸·쌀 등 생필품을 주로 소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븐일레븐은 남성 화장품 매출 전일 대비 72.9% 급증해 일일 품목별 신장률 1위를 기록했다. 이어 Δ기저귀(35.8%) Δ면도용품(34%) Δ샴푸·비누·칫솔 등 생필품(15.7%)이 뒤를 이었다.

홍삼스틱, 와인 등 고가 상품이나 자외선차단제 등 비인기 상품도 하루 만에 매출이 두 자릿수씩 뛰었다. CU의 경우 건강기능식품 매출이 10.7% 올랐다. 얼음 매출도 전일 대비 23.3% 급증했지만 이는 날씨가 더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세븐일레븐도 와인 매출이 15% 가까이 증가했다. 이마트24는 자외선차단제와 데오드란트 매출이 하루 만에 각각 70.8%, 40.1%씩 껑충 뛰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남성 화장품이나 면도용품 등은 상대적으로 편의점에서 고가 상품군이다 보니 평소 잘 팔리지 않았던 품목"이라며 "재난지원금으로 소비 부담이 낮아지면서 고가 품목에 수요가 쏠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쌀·기저귀·채소 등 생필품 매출이 증가한 점도 주목할만하다. 이마트24의 채소 매출은 전일 대비 21.2% 증가했다. 양곡(쌀)의 매출은 전주 대비 무려 48.5% 급증했다. 세븐일레븐의 기저귀 매출도 전일 대비 30% 이상 많아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낵, 음료, 가정간편식 등 편의점의 주력 상품보다는 '고가 상품'과 '생필품'이라는 양극단 품목에 소비가 집중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며 "평소 살까 말까 주저하던 상품을 이 기회에 구매하거나 생필품 구입에 재난지원금을 활용하려는 소비 심리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외식업종 매출은 '아직'…"서서히 소비 진작 될 것"

치킨·커피·햄버거 등 외식업종은 '소비 진작 효과'가 비교적 느리게 나타났다.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자마자 매출이 일어날 '수혜업종'으로 전망됐지만 아직은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치킨·커피·패스트푸드 등 프랜차이즈업종의 13일 매출 신장률은 전일 대비 한 자릿수에 그쳤다. 매출이 하루 새 최대 70%까지 뛴 편의점과는 온도차가 느껴진다. 일부 업종은 매출이 오히려 감소하기도 했다.

BHC·BBQ 등 치킨 프랜차이즈는 매출이 1~2% 늘어나는데 그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롯데리아는 전주 대비 매출이 11% 늘었지만, 전날보다는 0.5% 줄었다. 이디야커피도 전일 대비 6%, 전주 대비 4% 매출이 늘었지만 '소비 진작 효과'를 누렸다고 보기에는 부족했다.

외식업계는 지역마다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가 다르고 재난지원금을 받은 이들이 많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특히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태로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꺼린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를 정할 때 대형 프랜차이즈를 다소 복잡하게 구분했다. 가맹점에서는 누구나 지원금을 쓸 수 있지만, 직영점은 사업자 소재지가 있는 지역만 가능하다.

예컨대 BBQ는 본사가 서울에 있기 때문에 서울 시민은 직영점과 가맹점 구분 없이 치킨을 사 먹을 수 있다. 반면 교촌치킨은 본사가 경기도 오산에 있기 때문에 경기도민만 교촌치킨 직영에서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한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곧바로 늘어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국민들이 직접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는지 없는지 알아봐야 하는 혼란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외식업계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 소비가 이제 막 시작했기 때문에 소비 진작과 업종의 상관관계를 따지기엔 이른 감이 있다"며 "전 국민에게 지원금 지급이 완료되면 점진적으로 매출이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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