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패션 외길 한섬, 화장품 도전 왜?…성공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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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패션 외길 한섬, 화장품 도전 왜?…성공 가능할까
  • abc경제
  • 승인 2020.05.16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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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 본사 사옥© 뉴스1(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패션전문기업 한섬이 화장품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1987년 창사 이후 33년 동안 의류 산업 '외길'을 걸었던 한섬의 새로운 도전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섬은 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이하 클린젠)'의 지분 51%를 인수해 내년에 첫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무려 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소리소문 없이 진행된 한섬의 화장품 사업 진출 선언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서프라이즈' 하다면서도,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내놨다.

한섬은 기존 패션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분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한섬의 결정이 당연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의류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데다 생산·마케팅 등에 상당한 비용이 드는 의류사업만으로는 고수익 창출을 이어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 다각화 카드로 '화장품'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이미 화장품 시장도 포화상태로 접어들었다는 관측과 해외 시장까지 감안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금력·인프라에 기술력까지 갖춰…선전 기대"

한섬의 화장품 시장 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은 현대백화점그룹의 자금력, 유통망 등의 인프라에 더해, 한섬이 확보하게 된 '기술력'에 주목한다.

산업계 전반에 걸쳐 포스트코로나 시대에선 '콘텐츠'와 '플랫폼'이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핵심요소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화장품의 콘텐츠는 차별화된 기능·원료 개발 등 독자적 '제조' 능력이다.

한섬이 인수한 클린젠은 회사명에도 포함된 '코스메슈티칼'(화장품에 의약 성분을 더한 기능성 화장품) 전문 기업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클린피부과'와 신약개발전문기업 '프로젠'이 공동 설립했다.

클린젠은 지난해 출시한 고가·고기능 화장품인 'gb20'으로 이름을 알렸다. 리턴 세럼 45㎖, 크림 50㎖, 아이크림 30㎖ 등 gb20 스킨케어 세트의 정가는 85만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미백·주름 등 피부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기업인 한섬과 현대백화점그룹 입장에선 100억원이라는 인수비용이 크게 무리하는 수준이 아니어서 위험부담이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섬이 속한 현대백화점그룹이 구축해 놓은 촘촘한 유통망 또한 강점으로 지목된다. 백화점·면세점 등 오프라인뿐 아니라 계열사 통합 쇼핑몰인 'H몰' 등 온라인 유통채널도 갖추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섬이 섣불리 '맨땅에 헤딩'하는 것이 아닌 기술보유 기업 인수 등 차분하고 치밀하게 화장품 사업 진출을 준비해 온 것 같다"며 "또 한섬은 지난 1분기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패션업계 중 가장 선방한 기업으로 평가될 정도로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장점이 화장품 사업에도 반영된다면 선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이 오픈한 지난 2018년 11월 1일 오전 고객들이 화장품 매장 앞에서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충성도 높은 고객층…쉽지 않은 도전될 것"

반면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않다. 국내 화장품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인 만큼 한섬으로서도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한섬은 화장품 사업의 3대 키워드로 '국내·프리미엄·기능성'을 꼽고 있다. 기능성 화장품은 상대적으로 고가인 탓에 주 고객층이 40대 이상 중·장년층이다. 하지만 이들은 '충성도'가 높은, 혹은 '보수적'인 소비층으로도 분류된다. "한 번 사용한 화장품을 잘 바꾸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후', '설화수' 등 고급 브랜드를 앞세운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대로 후발 주자들에겐 그만큼 넘기 힘든 벽이다. 한섬에 앞서 신세계인터내셔날, LF 등 패션 전문기업 등이 화장품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만 1만개가 넘는 화장품 브랜드와 제조업체가 있다. 하지만 대기업 계열을 제외하고는 수익을 내는 업체는 흔치 않다"며 "화장품 시장은 그만큼 '진입은 쉽지만 성공하기는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한섬도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해외시장 진출도 전망 교차…한섬 "기술력으로 승부"

향후 중국 등 해외로 눈길을 돌리더라도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경쟁사들의 대체적 견해다. 올해 코로나 사태와 과거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 논란 등 국제관계와 외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실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올해 1분기 영업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59% 급감한 119억55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1.6% 감소한 3233억5400만원이다. 이 중 코스메틱 부문 매출이 11.1% 감소했다.

다만 코로나 이후 급변할 국제 정세는 한섬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언택트(비대면)' 소비문화가 향후 전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면세점과 현지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을 확대해왔던 기존 기업들과 '동일선상'에 설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한섬 측은 '콘텐츠'가 결국 성패를 가를 핵심열쇠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기능성 제품을 내놓는다면 전통적 강자들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섬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은 물론 포화상태라고 할 수 있지만 코스메슈티컬을 대표할만한 국내 브랜드는 아직 없다"며 "우리가 이를 선점한다면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섬은 "화장품 사업의 핵심 요소인 원료 및 특화 기술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국내 및 해외 여러 기업들과 협업을 추진 중에 있다"며 "새로운 바이오 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해 차별화된 사업 경쟁력을 갖춰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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