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깅스, 시대 '아이콘'으로..."여성 등산족 3명 중 1명은 레깅스"
상태바
레깅스, 시대 '아이콘'으로..."여성 등산족 3명 중 1명은 레깅스"
  • abc경제
  • 승인 2020.05.19 2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1. 지난 주말 부모님과 등산에 나선 최유나씨(가명·33·경기도 안산)는 깜짝 놀랐다. 한적한 분위기일 거라는 예상과 달리 산 입구에는 젊은 등산객들로 가득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실내 스포츠를 꺼리는 이들이 대거 산을 찾은 것. 더 놀아운 것은 그들의 차림새였다. 어림잡아 여성 등산객 3명 중 1명은 '레깅스'로 멋을 냈다. 산행 길은 '패션쇼'를 연상케 했다.

#2. 1000여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이소리씨(29·경기도 용인)는 지난해 취미활동으로 시작한 필라테스 수업을 마치면 '인증샷'을 남긴다. 개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사진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인증샷 속 스타일까지 신경 쓰는 그는 최근 M사의 흰색 레깅스를 한 벌 더 구매했다. 그는 "예쁜 옷을 입고 SNS에 운동 인증샷을 올리면서 확실한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레깅스' 열풍이 강타하고 있다. '소수'의 전유물이었던 레깅스가 최근 2~3년 여성 '누구나' 한벌 정도는 가지고 있는 아이템이 됐다. 레깅스를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운동복'이자 '일상복'으로 활용하고 있다.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탓에 '민망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에게 '민망함'은 꼰대들의 전유물일 뿐이다.

◇'필라테스·요가' 인기 업고 레깅스 대중화 '성큼'

19일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최근 한 달 동안 레깅스를 포함한 요가복·필라테스복 하의 판매량은 약 391% 급증했다. 같은 기간 상의 판매량이 64%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한마디로 '열풍'이다.

국내 레깅스 열풍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대 후반 투애니원·브라운아이드걸스 등 인기 아이돌그룹이 패션 레깅스를 착용해 연일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17년에는 아이돌그룹 멤버인 손나은이 아디다스 레깅스를 입고 안무 연습을 하는 영상이 퍼지면서 '손나은 레깅스'가 '완판'되기도 했다.

이번엔 조금 다르다. 단순히 '멋'으로 혹은 연예인이나 입던 레깅스가 아니다. 운동복·일상복으로 두루 활용할 수 있는 '애슬레저'의 등장은 레깅스의 대중화를 앞당겼다. 운동복과 일상복을 겸할 수 있어 레깅스는 실용성을 따지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필라테스를 비롯해 요가·성인 발레·스피닝 등 실내 스포츠를 즐기는 여성 인구가 증가하면서 레깅스 수요가 덩달아 늘어났다. 젊은층 사이에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운동 인증샷'을 올리는 과시·인증 문화도 대중화에 힘을 보탰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레깅스'로 검색하면 57만개에 육박하는 게시글들이 올라와 있다. 게시글은 레깅스를 입고 필라테스·요가를 하거나 등산 후 산꼭대기 정상에서 찍은 '인증샷'들이 대부분이다.

필라테스를 배운지 이제 막 1년이 넘겼다는 이씨는 "필라테스 학원을 등록한 뒤 가장 먼저 한 일이 내 맘에 드는 운동복을 구매하는 것이었다"면서 "지난해 운동을 시작한 이후 A사와 M사의 레깅스를 각각 2벌씩 구매했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옷을 입고 운동하면 그만큼 심리적인 만족감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젝시믹스 '셀라업텐션 레깅스'.© 뉴스1

◇코로나19가 앞당긴 '슬세권 패션' 레깅스 열풍

코로나19 변수는 레깅스의 대중화를 더욱 앞당겼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집 또는 집근처에 외출할 때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이지웨어 수요가 늘어난 때문이다.

덕분에 레깅스는 '슬세권 (슬리퍼를 신고 나갈 수 있는 상권) 패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코로나19 우려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카페·편의점·마트 등 집 근처에 입고 나갈 수 있는 편안한 차림의 레깅스 패션이 트렌드로 부상한 것.

코로나19의 습격으로 패션업계가 울상이지만 레깅스 등 애슬레저룩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 젝시믹스가 연초 선보인 '네오플렉시 레깅스'는 누적판매 100만장을 돌파했다.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셀라업텐션 레깅스'도 꾸준한 수요에 누적 5000만장 판매고를 올리며 존재감을 뽐냈다. 또한 '이하늬 레깅스'로 잘 알려진 뮬라웨어의 노블팬츠 24.5의 판매액은 20억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소비' 문화 확산도 뜻밖의 호재로 작용했다. 레깅스는 뛰어난 신축성으로 사이즈 선택이 어렵지 않아 직접 옷을 입어보지 않아도 온라인 구매가 비교적 쉽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레깅스가 필라테스·요가 등 실내 운동복으로만 입는 것이 아니라 외출복이나 등산 등 야외활동을 할 때도 착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면서 "여전히 레깅스를 보는 불편한 시선이 남아 있지만 개방적이고 자신의 만족을 중요하게 여기는 2030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완전 종식되더라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애슬레저 역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웃도어·스포츠·SPA(제 ·유통 일괄) 패션 업체들이 너도나도 애슬레저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국내 에슬레저 시장 규모가 지난 2009년 5000억원, 2016년 1조5000억원에서 올해 3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