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16년 만에 쓸쓸한 퇴장…불매운동-판매 부진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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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16년 만에 쓸쓸한 퇴장…불매운동-판매 부진 직격탄
  • abc경제
  • 승인 2020.05.2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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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일본 닛산자동차가 오는 12월까지 영업을 끝으로 국내에서 철수한다. 2004년 한국법인을 세운 후 16년 만에 한국을 떠나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일본 본사의 실적 악화와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본차 불매운동으로 한국 내 판매량마저 급감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닛산은 "글로벌 시장에서 건전한 수익 구조 확보를 위한 본사 차원의 결정"이라고 철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닛산 본사는 2019년 결산(2019년 4월~2020년 3월) 기준 6712억엔(약 7조720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경영 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 공장도 폐쇄하기로 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장 폐쇄도 검토 중이다. 닛산은 2023년 말까지 자동차 생산량을 지금보다 20% 줄인다는 계획이다.

닛산 본사의 실적 악화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른 글로벌 판매 감소로 인한 것이다. 미국, 유럽에서 판매량은 15% 안팎으로 감소했다.

한국에서 부진도 지속됐다. 한국닛산은 2016년부터 3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2018년 영업손실은 140억원에 이른다. 글로벌 차원의 사업 개선에 착수한 본사 입장에선 수익성이 없는 한국 시장은 정리 대상인 것이다.

닛산은 지난 2004년 3월 한국법인을 세웠다. 인증 절차 등을 거쳐 2005년부터 닛산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 FX35, FX45 등을 판매했다. 2008년엔 닛산 브랜드를 들여오며 수입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당시만 해도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의 인기는 높았다. 글로벌 무대에서 인기가 높은 차종을 연달아 선보이면서 일본차의 2008년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30%를 상회했다.

하지만 전성기는 짧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엔화 강세, 2009년 토요타 대규모 리콜 사태 등의 악재가 겹치며 점유율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닛산은 토요타, 혼다 등 타 일본 브랜드와 비교해 저렴한 가격 외엔 특별한 강점을 갖지 못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 독일 브랜드의 공세도 거셌다.

2016년엔 배출가스 시험성적서 조작 등으로 홍역을 치른 후 디젤차 판매가 중단되며, 국내 판매 모델마저 줄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주력 제품군이 알티마, 맥시마와 같은 세단에 치우쳐있다는 점도 문제였다.

한국닛산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SUV 무라노, 순수전기차 리프 등을 들여왔으나 판매량 반등을 이루지 못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운 토요타는 2018년 수입차 시장에서 1만6774대를 판매하며 벤츠, BMW에 이어 3위에 올랐으나 닛산과 인피니티는 5053대, 2130대를 파는 데 그쳤다. 전년과 비교해 각각 19.6%, 21% 감소한 수치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일본차 불매운동으로 내리막길을 걸었고, 올해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판매량은 더욱 줄었다.

닛산의 한국 시장 철수설은 지난해 9월에도 불거진 바 있다. 일본과 경제전쟁으로 한·일 갈등이 극에 달하며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전개되던 시점이었다.

당시 닛산은 한국 시장에서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입장을 바꿨다. 계속되는 판매 부진을 이겨낼 힘이 부족한 탓이다. 올 1~4월 닛산 판매량은 813대로 전년 동기 대비 41.3% 줄었다. 인피니티 역시 71.9% 급감한 159대에 머물렀다.

한국닛산은 재고가 남은 일부 차종을 연말까지 판매한다. 기존 닛산과 인피니티 고객을 위한 차량 품질 보증, 부품 관리 등 애프터서비스(AS)는 국내 법규에 따라 2028년까지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2028년 이후 서비스에 대해서는 추후 안내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내 철수에 따라 이전과 같은 수준의 서비스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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