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1주택자 되겠다" 세종 분양권 남기고 의왕 아파트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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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1주택자 되겠다" 세종 분양권 남기고 의왕 아파트 매각
  • abc경제
  • 승인 2020.07.09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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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부동산대책과 관련해 열린 당정청 회의를 마친 후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0.7.9/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당장 처분이 어려운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 대신, 경기도 의왕시의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했다. 고위공무원의 '다주택 처분'을 지시한 정세균 국무총리의 '불호령' 이후 2주택자였던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김용범 기재부 차관이 보유 주택(지분)을 처분한 것에 이어 세번째다.

홍남기 부총리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1주택자가 아니라는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 1주택자가 되기 위해 분양권 매각을 기다리지 않고 가족같이 함께 해왔던 의왕 아파트를 매각코자 한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본인 명의로 경기 의왕시 아파트와 세종시 나성동 아파트 분양권을 소유하고 있다. '전매금지규정'에 묶여 처분이 어려운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을 두고 홍 부총리는 입주시 바로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하지만 정부가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정책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명분으로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처분'을 앞세우면서 홍 부총리도 이에 부응하기 위해 의왕시 아파트 처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홍 부총리는 "최근 부동산시장 동향과 관련, 공직자 다주택 해소문제가 제기되며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 국민께, 지인들께 정말 몸둘 바 없이 송구했다"며 "이제 그동안 마음의 무거움을 주었던 그 멍에를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고위공무원의 '다주택 처분'을 지시한 정세균 국무총리의 '불호령'에 고위공무원들이 속속 집을 내놓고 있다. 지난 8일 정 총리의 발언 이후 불과 하루 만에 2주택자였던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보유하고 있던 주택(지분)을 처분했다.

부총리를 비롯해 장관급인 금융위원장 등이 잇달아 주택(지분)을 매각하면서 고위공직자를 중심으로 이 같은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정책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명분으로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처분'을 앞세우고 있다.

홍 부총리가 주택을 처분함에 따라 18개 부처 40명의 장차관 중 다주택자는 12명(장관 7명, 차관 6명)이 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2주택,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3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차관중에서는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3주택, 고기영 법무부 차관, 정병선 과기부 차관, 윤종인 행안부 차관 등은 2주택자다.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정부가 정책 의지를 확고히 보여주기 위해 장차관급의 주택 매각이 추가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총리실을 중심으로 고위공직자가 다주택 처분을 거부할 경우 인사상 불이익 조치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고위공무원들의 불만도 나오는 분위기다.

김용범 차관의 경우 배우자가 상속으로 받은 서울 서초동 서초래미안아파트 지분 4분의 1을 공동 소유하면서 다주택자로 분류됐다. 해당 아파트에 장모가 거주해 매각이 힘들다는 입장을 나타낸 김 차관이었지만 정 총리 발언 이후 상속 지분을 장모에게 증여하는 방식으로 처분하면서 1주택자가 됐다.

실거주 외 배우자가 상속 받은 주택의 지분 일부를 공동소유하는 경우를 2주택자로 볼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정부의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주택 지분을 처분했다고도 볼 수 있다.

홍 부총리까지 주택을 처분하면서 세종시 공무원들의 심적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세종청사 이전으로 원래 살던 수도권과 이주하면서 특별공급 등을 통해 얻은 세종시 아파트 등을 두고 있는 공무원들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자녀 교육 등을 이유로 수도권에도 집을 두고 있는 '기러기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승진'을 위해 한쪽의 주택을 매각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부처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이 필요하지만 직업이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가족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것 같아 미안한 감정이 든다"며 "이번 조치로 인사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은 다소 심한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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