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다?…전셋값 급등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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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다?…전셋값 급등 이유는?
  • abc경제
  • 승인 2020.07.19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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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 외국인 연예인이 부동산 시장 이슈를 독식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세계적인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아들의 국내 대학 진학으로 서울 종로구 소재 고급 아파트에 전세 계약을 맺었는데요. 졸리는 한국의 전세 제도를 신기해했다는 후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최근 정부의 다주택자 세 강화 정책과 국회의 임대차 3법 입법 움직임으로 전셋값이 급상승 조짐을 보이면서 전세가 또다시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했습니다.

그만큼 전세에 거주하는 사람이 많다는 방증일 텐데요.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전세, 정확하게 어떤 제도인지 알고 계시나요?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전 세계에 우리나라만 있는 제도라고?

우선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는 아닙니다. 극히 일부지만 세계적으로 몇 개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남미의 볼리비아가 우리와 거의 유사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안티크레티코(anticrético)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요. 차이점이라면 우리는 통상 2년, 볼리비아는 1년 단위 계약이라는 점 정도입니다.

우리나라도 원래는 전세 기간이 1년이었습니다. 지난 1989년에 세입자 보호를 이유로 1년에서 2년으로 늘렸는데요. 그해 서울 전셋값이 무려 29.6%, 이듬해에는 23.7%가 상승했다고 합니다.

전세 제도의 기원은 고려 시대까지 거슬러 가야 합니다. 시작은 담보 성격을 띤 금융 거래였는데, 조선 시대까지 이어졌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경성 사대문 안에서만 이뤄지는 특수한 형태의 거래였습니다.

전세 제도는 해방 이후 경제 고도 성장기와 맞물리면서 취약한 금융구조의 보완재로 발달했고 전국으로 확대됐습니다.

특히 산업화 과정에서 주택 가격은 비싸고 대출 금리도 높던 시절, 농촌 인구가 도시로 몰리면서 목돈이 필요했던 임대인과 적은 금액으로라도 살 집이 필요했던 임차인의 수요가 맞물려 사적 금융 형태로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됐죠.

서울 아파트와 주택모습. © News1 박지혜 기자

전세의 명과 암… 저금리 시대에선 필요악?

내 집 마련 자금이 부족한 서민에게 전세는 고마운 제도입니다. 월세는 다달이 돈을 지불하는 만큼 돈 모을 금액이 줄어드는데, 전세는 목돈을 묶어놓더라도 원금을 손해 보지 않고, 일정 기간의 주거 안정을 보장해주니까요.

그러나 최근 제도 악용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제는 전세 제도가 '필요악'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레버리지로 활용, '갭투자'를 위한 수단이 되는가 하면,전세자금 대출을 악용한 '먹튀'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기 때문입니다.

2018년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에 갭투자로 최소 50여 채가 넘는 빌라를 소유한 집주인이 하루아침에 잠적해버린 '화곡동 빌라 임대차 사건'도 악용 사례죠.

또 현금 많은 부자가 일부러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고 세금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전셋집에 들어가서 현금을 쌓아놓고 조세 피난 목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전세→월세 전환? 시장은 벌써 '들썩들썩'

더 큰 문제는 이제는 전세 제도를 억지로 유지하려고 해도 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전세는 기본적으로 '부동산이 계속 오르고 금리도 높은 상황'이라는 조건이 충족돼야 공급이 발생합니다.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에서 임대인이 굳이 전세를 놓아야 할 이유가 없죠. 차라리 월세를 놓고 적지만 매달 수입을 기대하는 게 낫습니다. 그렇다고 집주인에게 저렴한 전세 내놓으라고 강요할 수도 없고요.

또 최근 정부는 실거주 외 주택 세 부담을 강화하는 등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세 매물의 다수를 차지했던 '갭투자'가 사실상 막혔죠. 전세를 놓을 집 자체가 줄어들게 된 셈입니다.

벌써 시장은 전세 매물이 귀해질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저금리 등 환경적 요인 때문에 줄고 있는 전세 매물이, 공급까지 줄어드니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지는 겁니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전세,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전세 자체가 완전히 소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점점 매물이 줄고, 전세와 월세를 결합한 형태의 반전세 등으로 바뀌겠지만, 자식 분가 시 증여세를 물지 않으면서 주거비를 보조해주는 등의 이점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남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그나저나 졸리는 배가 좀 아플 수도 있겠네요. 졸리가 계약한 고급 아파트는 가장 작은 면적을 기준으로 지난해 8월 계약 당시 매매가가 8억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10억원을 웃돌고 있거든요.

물론 졸리 입장에서는 큰돈은 아닐 테지만, 공짜로 2억원이 생기는데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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