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적자만 5조원…'사상 최악' 정유사 하반기 반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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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적자만 5조원…'사상 최악' 정유사 하반기 반등할까
  • abc경제
  • 승인 2020.08.1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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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2019.9.1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지난 1분기 코로나19 여파로 4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정유업계가 2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하며 사상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적자 규모가 대폭 줄어든 건 긍정적이지만 3분기에 불황의 끝을 빠져나올지에 대해선
긍정적·부정적인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43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1643억원, GS칼텍스도 1333억원의 적자를 냈다. 현대오일뱅크는 13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겨우 적자를 면했다. 이들 정유 4사의 2분기 영업손실 합계는 총 7241억원이다.

이전까지 정유업계에서 최악이었던 시기는 산유국들이 셰일가스 패권을 놓고 가격 경쟁을 벌여 유가가 급락해 1조1500억원(4사 합계)의 손실을 본 2014년 4분기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올해 1분기에만 4조3775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2분기까지 합산한 상반기 적자 규모는 총 5조1016억원에 달한다. 지금이 정유업계에겐 사상 최악의 시기인 셈이다.

정유사업만 놓고 보면 상황은 더 어렵다. 현대오일뱅크가 2분기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봤지만 사실 석유화학사업의 흑자(323억원)가 없었다면 적자였다. 정유사들이 석유화학·윤활유 사업 등의 흑자로 정유사업의 적자를 상쇄해서 그나마 지금의 성적표를 받았다는 얘기다.

실제로 올해 2분기 정유 4사의 영업손실 합계는 7241억원이지만, SK이노베이션(4329억원)·에쓰오일(3587억원)·GS칼텍스(2152억원)·현대오일뱅크(186억원)의 2분기 정유사업 손실 합계는 총 1조254억원으로 3000억원가량 더 많다. 상반기로 범위를 넓히면 정유 4사의 정유사업 영업손실은 총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원유 저장탱크. 2020.4.22/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다만 1분기에 비해 2분기 적자가 6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점은 긍정적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했던 1분기와 달리 2분기에는 전세계 각국이 봉쇄 정책을 풀면서 수요가 증가해 국제유가가 상승해서다. 팔 수록 손해가 커지는 상황이 되자 정유사들이 정기보수를 앞당겨 진행해 정유 부문 매출을 줄인 것도 한 요인이다.

특히 2분기 후반으로 갈수록 석유제품 수요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3분기에는 실적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란 긍정적인 관측이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정유사의 실적은 크게 유가와 정제마진에 의해 결정된다"며 "두 가지 변수 모두 회복국면에 있는 만큼 3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낙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정유사의 수익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이 반등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7월 다섯째주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0.1달러로, 7월 한 달 동안 둘째주(0.1달러)를 제외하면 계속 마이너스 상태다. 보통 배럴당 4달러는 넘어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현재 상황에선 팔수록 손해인 셈이다. 손지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최악의 정제마진이 이어지고 있는 등 7월 실적에 비춰보면 3분기 흑자 전환을 이뤄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각국의 경제 봉쇄 가능성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도입단가(OSP) 인상으로 정유사의 원가 부담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 사상 최악을 겪었는데 갑자기 상황이 좋아지진 않을 것"이라며 "불황의 끝을 빠져나오는 시기를 선뜻 예상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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