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배추 3배 폭등"…김치업체 "팔수록 손해"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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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배추 3배 폭등"…김치업체 "팔수록 손해" 울상
  • abc경제
  • 승인 2020.09.0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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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채소 매대© News1 이동해 기자

"죽을 맛이에요. 포장지 빼고 배추·무·대파·열무 모두 올랐습니다. 전국 유통사와 계약재배 농가에 전화 돌리는 것이 출근해서 맨 처음 하는 일이에요." (식품업계 관계자)

김치 업계가 역대급 장기간 장마와 태풍에 따른 작황 부진에 애를 먹고 있다. 김치 주 원재료인 배추와 무 가격이 3배 폭등하면서 '팔수록 손해'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여름철은 1년 중 포장 김치가 가장 많이 팔리는 성수기다. 지난해 준비한 김장김치가 떨어지는 시기인데다 휴가철을 맞아 여행객들의 구매가 증가해서다.

그렇다고 '가격 인상'에 나서기도 어렵다. 농산물 가격 급등을 이유로 김치 값을 올리면 반대의 상황에서는 가격을 내리라는 요구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 여기에 업체간 경쟁이 워낙 치열한 탓에 가격을 섣불리 올리기도 힘들다. 가격인상은 곧바로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탓에 소탐대실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 역대급 장마에 태풍까지…작황 부진에 농산물 가격 급등

3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 10㎏(27일 기준) 가격은 2만6200원으로 1년 전(9480원)과 비교해 2.8배 올랐다. 무 역시 2만9420원(20㎏)으로 전년 동기(1만240원) 대비 3배 올랐다.

이처럼 무와 배추 가격이 급등한 것은 두 달 가까이 이어진 장마 때문이다. 여기에 태풍까지 겹치면서 공급 물량이 급감했고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원재료값 상승은 제품 가격 인상을 결정 짓는 가장 큰 이유다. 김치 업체도 3배 가까이 늘어난 원가로는 수익성을 맞추기 어려워 가격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치는 라면·빵·음료와 달리 원재료 시세 등락 폭이 크다. 지금 현상과 반대로 농산물 풍작으로 재료값이 하락할 경우 '가격 인하를 왜 하지 않느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김치업체들이 쉽게 '가격인상 카드'를 꺼내기 어려운 이유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김치 주재료 가격 변동성이 커 소규모 업체는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원재료가 저렴할 때 이윤을 많이 얻고 반대로 지금은 적자를 보면서 전체적인 수익성을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의 한 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김치. 2020.8.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또 태풍 온다는데…수급 불안 계속

대형 김치 업체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대형 업체의 경우 주재료를 대량으로 매입하는 동시에 신선하게 장기 저장하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당장 비싼 값에 배추와 무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대형 업체들도 무와 배추 외에 열무나 파 등은 재고를 넉넉하게 보유하지 않는다. 실제로 대상은 자사몰 정원e샵에서 열무김치 판매를 잠시 중단했다. 원재료인 열무의 가격이 급등한데다 구하기도 쉽지 않아서다. 대상 관계자는 "자사몰에서 열무김치 판매를 잠시 중단했다"며 "현재 다른 온라인 채널과 홈쇼핑·대형마트에선 정상적으로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치 업계는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지역 농가와 계약 재배를 맺는다. 특정 지역에서 자연재해로 출하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금처럼 가격이 3배 가까이 폭등하면 계약재배 장점이 크게 희석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출하 시점에 가격이 폭등하면 농가에선 기업에 애초 계약 조건 이상으로 값을 조정해 달라고 요구한다"며 "일부 농가는 가격을 높게 부르는 다른 업체에 몰래 납품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귀띔했다.

업계에서 가격 불안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산물 성장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장 출하량이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품질 저하 원재료를 어쩔 수 없이 받아야 한다"며 "김치 상품성에 문제가 발생 할 수 있어 고객 신뢰도에 금이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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