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까말까' 추석 고향길, 정부가 '방향키' 잡아야
상태바
'갈까말까' 추석 고향길, 정부가 '방향키' 잡아야
  • abc경제
  • 승인 2020.09.03 0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석을 맞아 기차를 타는 시민들 정경 /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해마다 추석 연휴를 앞둔 날이면 잠을 설쳤습니다. 추석 승차권 때문인데요. 바쁜 일상 탓에 사전 예매기간에 표를 구하기 어려워, 밤새 취소된 부산행 승차권을 찾는 게 일이 됐거든요. 알람을 맞추고 새벽 3~4시쯤 일어나 남은 승차권을 구하게 되면 안도의 기쁨과 고향길 설렘에 아침까지 깨어있는 것이 저의 추석 전 행사입니다.

올해도 추석이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예년과 다른 것이 있다면 수도권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코로나19'네요. 정부가 오죽하면 수도권의 방역수위를 2.5단계로 격상시켰을까요. 수도권에선 카페의 의자가 치워지고, 다수가 모이는 곳 모두 오는 6일까지 영업을 중지하고 있습니다.

시민과 자영업자의 희생 속에서 '운명의 일주일'이라 불리는 이 기간에 코로나를 막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3월에 기승을 부렸던 코로나가 6월께나 잠잠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내에 종전의 상황으로 돌아가긴 요원할 것 같습니다.

관건은 정부가 코로나 방어에 총력을 기울일 이달 말 5일간(9월30일~10월4일)의 추석연휴입니다. 연초 중국의 코로나 확산이 춘절 '고향길'을 통해 급증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객지생활을 하는 저로선 이번에도 고향길을 재촉해야 할지 고민이 되네요.

저 같은 '뚜벅이'가 기차나 버스를 이용해 고향으로 갈 경우 2시간에서 4시간 이상 밀폐된 공간에 있어야 하는 까닭에 1명이라도 확진자가 있다면 금의환향이 아니라 민폐를 안고 가는 셈이 됩니다. 특히 이번 추석은 자가차량 이동이 유독 많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유동인구를 생각하면 당장 휴게소에서 음식을 사거나 화장실을 들르는 일조차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지방에서도 외부인의 발길이 뜸한 시골 친지를 방문한다면, 집단감염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오랜 전통인 공동체 생활에 익숙한 어르신들이 가장 위험한 타깃입니다. 주변에 물어봐도 이를 두고 고민하는 분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는데요. 해마다 교통체증을 막기 위한 명절 교통대책을 발표해온 국토교통부의 고심도 깊습니다. 일각에선 차라리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앞서 수도권 시민의 고향방문에 대한 일률적인 지침을 내놓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고향길은 하루 전에 준비하는 일이 아닙니다. 선물도 사야 하고 승차권도 구해야 합니다. 여의치 않으면 7~8시간 걸리는 고속도로 운전을 감수해야 하는 길입니다. 자칫 국민정서와 방역대책 사이에서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또다시 '골든아워'를 놓치는 우려를 범할 수 있습니다. 자발적인 자제 이전에 추석 고향길에 대한 정부의 '방향키'가 필요한 때입니다.

© 뉴스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