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첫 여성·한국인 WTO 수장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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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첫 여성·한국인 WTO 수장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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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0.09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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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도전장을 내민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전인미답'의 고지까지 마지막 한 걸음만을 남겼다. 최대 고비로 여겨지던 2차 라운드를 통과하면서 전망은 한층 더 밝아졌다.

WTO 사무국은 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대사급 회의에서 유 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WTO 차기 사무총장 선출 절차의 2차 라운드를 통과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유 본부장은 다음달 초까지 진행되는 최종 라운드 결과에 따라 WTO의 수장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만일 유 본부장이 당선된다면 지난 1995년 출범한 WTO 의 첫 한국인 WTO 사무총장을 배출하게 된다. 앞서 한국은 초대 사무총장 선거에 김철수 전 상공자원부 장관, 지난 2013년 박태호 당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출마한 바 있으나 모두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아시아인으로는 지난 2002년부터 3년간 사무총장으로 재직한 수파차이 파니치팍디(태국) 이후 2번째 사례가 된다.

여기에 더해 WTO 25년 역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이라는 타이틀도 얻게 된다. 이전까지 WTO를 이끌었던 6명의 사무총장은 모두 남성이었다. 유 본부장과 최종 라운드에서 맞붙는 오콘조-이웰라 후보 역시 여성이기 때문에 첫 여성 사무총장 배출은 이미 확정된 상태다.

현재로서는 유 본부장의 당선 여부는 낙관적으로 여겨진다. 당초 유 본부장이 지난 6월 출마를 확정했을 당시 대다수는 1차라운드는 무난히 통과하고, 2차라운드 통과 여부가 관건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8명에서 5명으로 좁히는 1차라운드와 달리 5명에서 2명으로 줄이는 2차라운드는 지역이나 역사적 연고 등을 기반으로 한 지지표가 결집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비롯해 케냐·이집트 등 아프리카 후보만 3명이 출마했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사무총장을 배출한 적이 없다는 점을 들어 아프리카 후보들의 강세가 여겨졌다.

이 중 이집트 후보가 탈락하면서 2차라운드는 유 본부장을 비롯해 나이지리아, 케냐,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등의 5파전으로 좁혀졌다. 2차 라운드에서 회원국은 최대 2명까지 선호 후보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회원국들이 두 표 모두 아프리카 후보에 행사할 가능성도 여겨졌다.

여기에 지난해 일제 강제징용 기업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판결 문제를 계기로 불거진 수출 규제와 WTO 제소 등 한-일 관계가 껄그러운 상황이라는 것도 변수가 될 만 했다.

그러나 유 본부장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이를 이겨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뒤숭숭한 정국에도 8월부터 이번달까지 스위스, 스웨덴, 프랑스, 미국 등을 순방하며 부지런히 지지세를 모아나갔고, 국내에 체류하는 동안에도 화상 통화 등을 통해 행보를 이어갔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특히 유 본부장이 지난 25년 간 '통상' 한 길 만을 걸으며 갖춘 전문성을 높게 평가받았고, WTO 개혁과 다자주의 회복의 비전을 제시한 것도 많은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평이다.

어느 때보다 범정부적인 지원이 뒷받침됐다는 점도 한몫했다. 정부는 유 본부장이 출마한 이후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팀장으로 하는 범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선거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2차라운드 종료를 앞두고는 최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러시아·브라질 등 정상 간 통화와 친서 송부 등으로 힘을 실었고, 박병석 국회의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도 직·간접적으로 선거 활동을 지원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과 함께 '세계 3대 경제기구'로 꼽히는 WTO의 한국인 수장이 배출되는 것은 국가 전체로도 의미있는 일"이라며 "범정부 차원의 외교력을 총동원해 결실을 맺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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