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그룹이 26일까지 이틀에 걸쳐 '세대교체'에 방점을 둔 2021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와 맞물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고문이 LG상사를 이끌고 계열분리토록 하기 위한 ㈜LG의 분할안을 함께 발표하는 등 구 회장 총수 체제 3년차에 접어든 LG그룹은 여느 때보다 큰 폭으로 변화하고 있다.
비록 대표이사(CEO) 대부분이 유임됐지만, 45세 이하 신규 임원 선임이 역대 최대규모이고, LG화학에서 배터리사업부문이 분사해 설립하는 LG에너지솔루션이 출범하는 등 'LG가 격변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는 말도 재계에선 나온다.
LG그룹은 이날 2021년 정기 임원인사 규모가 총 181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2020년 165명에 비해 16명 많은 숫자다. 총 181명의 인사 대상 중 승진인사는 177명이며, 사장급은 5명(2019, 2020년의 경우 1명)이다.
5명의 사장 승진자는 이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손보익 실리콘웍스 CEO,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이명관 LG인화원장, 이방수 ㈜LG CSR팀장 등이다.
아울러 LG그룹은 황현식 LG유플러스 CEO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CEO 사장,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부사장,남철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장 전무 등 4명의 CEO 및 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을 새로 선임했다.
구광모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최고위급 경영진인 부회장단 중 권영수 ㈜LG 대표이사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유임됐고,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이번에 용퇴했다.

올해 LG 임원인사 중 특히 눈여겨 볼 부분은 124명의 신규 임원 승진 등 젊은 인재를 대거 발탁, 미래에 대비한 성장사업의 추진을 가속화하도록 했다는 데 있다. 45세 이하 신규 임원은 24명으로, 지난 2년간 각각 21명에 이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최연소 임원은 LG생활건강 중국디지털사업부문장 지혜경 상무(1983년생, 37세, 여성)이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980년대생 신임 임원은 총 3명을 발탁했다. 그러면서도 LG는 대표이사(CEO) 대부분은 유임토록 함으로써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국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해 경영의 안정성을 도모하는 등 신구의 조화를 통한 '안정 속 혁신'을 추구했다.
LG그룹 지주사인 ㈜LG는 이날 13개 자회사 출자 부문 가운데 LG상사(자회사 판토스 포함),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 4개 자회사 출자 부문을 분할해 신규 지주회사인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계획안 결의 내용도 함께 발표했다.
이는 구광모 고문의 삼촌인 구본준 고문이 LG상사를 중심으로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하기 위한 수순 돌입을 공식화한 것이다.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LG그룹은 이전에도 새 총수가 선임되면 이전 세대 경영인들이 따로 계열분리하는 경우가 있어왔다. GS, LS, LIG 등이 대표적이다.

㈜LG는 2021년 3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분할 승인 절차를 거치면, 5월 1일자로 존속회사 ㈜LG와 신설회사인 ㈜LG신설지주의 2개 지주회사로 재편돼 출범할 예정이다.
인적분할 방식에 따라 분할 전후 존속 및 신설회사의 주주구성은 동일하다. ㈜LG의 최대주주는 구광모 회장(15.95%) 2대 주주는 구본준 고문(7.72%)인데 이 지분 비율이 ㈜LG신설지주에도 그대로 유지된다는 뜻이다. 향후 구본준 고문이 ㈜LG의 지분을 팔아 구광모 회장이 보유한 ㈜LG신설지주 지분을 사들여 계열분리를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1978년 생으로 올해 만 42세인 구광모 회장은 주요 기업 총수 중 가장 젊은 편"이라며 "조력자 역할을 해온 삼촌인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분리로 온전한 구광모 회장 체제가 완성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