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M&A 투자' 활발한데…'100조 곳간' 삼성은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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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M&A 투자' 활발한데…'100조 곳간' 삼성은 잠잠
  • abc경제
  • 승인 2020.12.25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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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열린 고 이건희 회장 49재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020.12.1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된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 M&A)을 포함한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4대 그룹' 중에서 현대차·SK·LG 등이 올해 시장 이목을 집중시킨 대형 투자를 앞다퉈 발표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서열 1위인 삼성에 쏠리고 있다.

삼성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현금 자산만 100조원가량을 쌓아둘 만큼 투자 여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으면서도 시장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손잡고 내년 7월 출범을 목표로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을 신설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전기차 핵심 부품인 모터, 인버터, 차량 충전기 등을 비롯해 파워트레인 분야의 성장 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판단해 이같은 결단을 내렸다. 합작법인의 시장 가치는 1조원에 달한다.

앞서 2018년 8월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 ZKW를 1조원 이상에 인수한 바 있다. 이번 투자 발표를 통해 LG그룹이 전사적으로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차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LG전자는 23일 전기차 부품 사업부문 중 '그린사업' 일부를 물적분할해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주식회사'(LG마그나)를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분할되는 사업부문은 모터/PE(Power Electronics), 배터리 히터(battery heater), HPDM(High Power Distribution Module), PRA(Power Relay Assembly), DC 충전박스(DC Charging Box) 및 배터리/배터리팩 부품 관련 사업 등이다. (LG전자 제공) 2020.12.23/뉴스1

이보다 열흘 이상 앞선 지난 11일에는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첫 M&A를 발표하며 이목을 끌었다.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인수해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1992년 MIT 사내연구소로 설립된 이후 구글, 소프트뱅크 등에 차례로 인수된 곳이다. 4족 보행이 가능한 이른바 '로봇개'와 사람처럼 직립보행하는 '아틀라스'를 차례대로 선보여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를 통해 신성장동력으로 수소와 로봇 중심의 모빌리티가 분야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 외에도 정 회장이 직접 사재를 털어 20% 지분을 확보하기도 했다.

지난 10월엔 SK그룹이 국내 기업의 해외 M&A 역사를 갈아치웠다. 세계 2위 메모리 제조사인 SK하이닉스가 미국 반도체 산업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 일체를 10조3100억원에 인수하는 초대형 M&A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봇개’로 유명한 미국의 세계적인 로봇 제조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결정했다. 지난 16일 서울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관계자들이 4족 보행 로봇 개 '스폿(spot)'의 시연을 하고 있다. 2020.12.18/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SK하이닉스의 낸드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결정으로, 고비 때마다 적재적소의 M&A로 경쟁력을 끌어올린 최태원 회장 특유의 승부수가 빛을 발한 것으로 평가되는 순간이다.

재계에선 국내 대표 대기업들이 유독 올해들어 수조원대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 코로나19로 촉발된 글로벌 불확실성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가전, 인공지능(AI) 등 일부 영역에서는 이들과 경쟁 관계에 놓인 삼성에선 유독 M&A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어 시장의 관심을 끈다.

특히 재계 1위 삼성의 맏형이자 국내 시가총액 선두인 삼성전자의 M&A 소식에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비롯한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말 기준 보유중인 순현금만 98조28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단순 계산하더라도 포털업계를 대표하는 시가총액 7위 네이버(약 46조6508억원)와 10위 카카오(약 33조3371억원)를 100% 인수하고도 남는 규모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의 전장업체 하만을 80억달러에 인수한 직후 지금껏 '빅딜'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2016년 하반기부터 특검 수사로 촉발된 총수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통상적으로 '조(兆) 단위'의 투자가 수반돼야 하는 글로벌 M&A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려면 최종 승인을 위한 총수의 판단이 결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2017년 3월부터 2018년 2월까지 구속으로 거의 1년간을 경영에 참여하지 못했고 이후에도 대법원 상고심을 거쳐 현재 파기환송심까지 약 4년간 사법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이러한 상황인데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초대형 빅딜을 깜짝 발표할 수 있을 것이란 소문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말 이건희 회장의 별세 이후 이 부회장이 명실상부한 총수로서 자신만의 색채를 드러내는 '뉴 삼성'의 키를 잡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이미 이 부회장은 2018년에 Δ5G(5세대 이동통신) Δ전장 중심 반도체 Δ바이오 Δ인공지능 등을 삼성의 '4대 미래성장 사업'으로 점찍어놓은 데다가 2019년에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2030년까지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이른바 '반도체 비전 2030'도 발표한 바 있다.

시장에서도 이 부회장이 자신만의 '뉴 삼성' 밑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적절한 시기에 대형 M&A를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 LG, SK 등 국내 대기업들이 올해 총수 주도로 대형 투자에 적극적인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재판 문제가 걸려 있어서 경영 활동이 위축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산 기준 국내 4대그룹 삼성·현대차·SK·LG의 CI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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