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명동'의 두 얼굴…"호텔 뷔페 북적, 거리·매장 썰렁"
상태바
크리스마스 '명동'의 두 얼굴…"호텔 뷔페 북적, 거리·매장 썰렁"
  • abc경제
  • 승인 2020.12.25 23: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5일 한 백화점에 진열된 크리스마스 트리 상품들© 뉴스1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3차 대유행 속에서 맞이한 올해 크리스마스, 대표적 '명소'인 명동의 풍경은 기묘하게 엇갈렸다.

명동 거리는 '크리스마스가 맞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인파가 드물었다. 길가 매장과 식당들도 문을 닫았는지 영업을 하고 있는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적막함만 가득했다.

반면 특급호텔 뷔페와 고급식당들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코로나 사태의 여파 속에서도 비교적 크리스마스와 연말 특수를 누리는 모습이었다.

◇호텔 뷔페, 코로나 여파에도 많은 손님 찾아

25일 오전 11시30분쯤 찾아간 한 특급호텔의 뷔페, 이미 출입문 앞은 체온을 측정하고 QR코드나 명부를 작성하는 고객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었다.

코로나 '무풍지대'라는 말이 나왔던 호텔 뷔페 안은 '만석'에 가까웠다. 다만 전체 예약인원을 줄여서 운영하고 있는 탓에 과거처럼 혼잡하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직원과 셰프들을 포함해도 60~70명 정도에 그쳤다. 평소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인원이다.

뷔페 또한 코로나19의 확산세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5인 이상 모임금지 등의 영향을 일부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좌석 자체가 생각만큼 많지가 않았다. 거리두기 지침상 좌석간 거리를 2m 가량 띄어서 배치해서다. 자연스레 전체 가용 좌석은 평소에 비해 절반 가량으로 줄어들었다.

곳곳에 빈 좌석도 한 두곳씩 보였다. 실제 이날 예약을 하지 않고 뷔페를 찾았음에도 빈자리가 남아 있어 식사가 가능했다. 연말, 특히 크리스마스 당일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예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물론 호텔 뷔페는 다른 식당이나 직종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정이 나은 편이다. 호텔 관계자들에 따르면 코로나19 3차 대유행과 5인 이상 모임 금지가 본격화된 이후 단체 고객들을 필두로 예약을 취소하는 문의들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연말 호텔 뷔페의 인기가 워낙 높아 대기 고객들도 적지 않았기 때문에 취소분을 거의 메울 수 있었다.

이날 찾은 뷔페의 한 직원도 "아무래도 코로나19 확산세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다"며 "런치 1부(오전 11시30분~오후 1시30분)에는 취소 고객이 많았는데, 2부(오후 2시~오후 4시)에는 예약이 꽉찼다"고 설명했다.

뷔페에서 식사를 즐기는 고객들 또한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식사를 즐겼다. 음식을 담기 위해 이동할 때마다 위생장갑을 끼고 마스크를 쓰는 등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음에도 모두가 한결같이 여유롭고 활기찬 모습이었다.

그러나 특급호텔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던 곳은 뷔페가 유일했다. '객실 50% 미만' 투숙 제한 때문인지 체크인 시간이었음에도 호텔 로비를 드나드는 사람은 오히려 뷔페 고객들보다 적었다. 투숙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라운지 등에서도 서너 테이블에만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25일 한 백화점의 남성의류 코너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거리에도 백화점도 영화관도…"사람이 없다"

반면 명동거리는 이날 오전은 물론 날씨가 따뜻해진 낮 시간대에도 조용했다. '명동콜링'이라는 노래의 가사처럼 예년의 크리스마스 명동거리는 '수많은 연인들'로 발 디딜틈 없이 북적였던 곳이다.

명동을 대표하는 백화점도 '썰렁'하긴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전 찾은 백화점은 지하 식품관과 명품 잡화, 화장품 등이 진열된 1층만 비교적 인파가 몰렸다.

백화점을 한층 한층 올라갈 수록 그나마 보이던 사람들이 점점 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여성 의류 코너를 지나 남성 의류가 진열된 층에 도착하니 손님을 거의 찾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 가족 단위로 찾은 고객들만 두세쌍 정도 보였다.

고층에서 상대적으로 고객이 많았던 곳은 리빙·가전관이었다. 이곳에 진열된 트리 인테리어가 백화점 안에서 유일하게 크리스마스임을 알리는 표식 같았다.

이날 오후 찾은 다른 백화점도 마찬가지였다. 지하와 1층에 있는 화장품 주얼리 코너 등에는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역시나 한층 한층 올라갈 수록 인파가 크게 줄어들었다.

다만 여기서도 인파가 몰린 곳이 있었다. 백화점 고층에 위치한 인기 패밀리 레스토랑이다. 점심시간이 다소 지난 오후 1시쯤이었음에도 레스토랑 출입문에는 '만석'을 알리는 안내판이 놓여 있었다.

인근 영화관 또한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예년 같으면 '크리스마스 특수'를 톡톡히 누려야 했을 시기다. 하지만 이날 영화관에 배치된 전광판 예약현황에는 잔여 좌석이 70~80석이 비었다는 알림이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상 '한칸씩 띄어앉기' 제한으로 상영관내 절반 이상 좌석을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거의 90% 가까이 좌석이 빈 셈이다.

다만 영화관에서도 예외적인 공간은 있었다. 블록버스터 '원더우먼 1984'를 상영하는 '특수관'이었다. 영화상영이 임박한 특수관의 잔여 좌석은 드물게 '한 자릿수'였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영화관을 찾은 관객수는 6만6000명 가량이다. 이중 4만1000명이 원더우먼 1984를 관람했다. 전체 관람객의 3분의2 가량이 한 영화를 본 것이다.

물론 원더우먼 또한 예년같으면 '1000만 관객' 돌파를 노렸을 대작이다. 하루 관객이 4만명에 그친 것은 지극히 초라한 기록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사람이 없는 명동거리는 드문드문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로 구세군 냄비를 지키는 이의 종소리만 처량하게 울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