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올릴 땐 언제고"…명품 가격인하에 뿔난 소비자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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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올릴 땐 언제고"…명품 가격인하에 뿔난 소비자들 왜?
  • abc경제
  • 승인 2021.02.1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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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명품업계 가격 인상은 이제 '연례 행사'가 됐습니다. 핸드백은 물론 주얼리·시계·신발까지 매년 안 오르는 품목이 없을 정도입니다. 많게는 1년에 3차례 이상 가격을 올리는 업체들도 수두룩합니다.

가격 인상 소식이 알려지면 명품은 오히려 더욱 불티나게 팔립니다. '오픈런'(오픈 시간에 맞춰 매장에 방문하는 것)을 해야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정도니까 말이죠. '패피'(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우스갯소리로 "명품은 오늘이 제일 저렴하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최근 일부 명품 브랜드가 소리소문 없이 일부 품목의 가격을 다시 내렸습니다. 디올의 '트왈드주이 라지 북토트'가 대표적인데요. 해당 제품은 400만원에서 현재 10만원 인하한 390만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지난 1일 많게는 16%까지 가격을 올린 디올의 행보와 상반된 모습입니다.

디올만이 아닙니다.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의 명품 브랜드 펜디의 베스트셀러 품목인 '바게트백'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듐 사이즈의 블랙 바게트백은 가격이 398만원에서 375만원으로 내렸습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갑작스러운 가격 인하 소식이 모두에게 달가운 소식만은 아닙니다. 가격 인상 전 직접 매장으로 달려가 핸드백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오히려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실제 지난해 10월 가죽 소재의 바게트백을 구매했다는 A씨는 "워낙 인기 상품이라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해 무리해서 구매했는데 몇주새 가격이 오히려 떨어지다니 당혹스럽다"며 "오히려 손해를 본 것 같아 기분이 상했다"며 황당함을 토로했습니다.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하로 고객들이 불만을 품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5년 프랑스 명품 샤넬이 가격을 인하했을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갑작스런 가격 인하 결정에 비싼 금액에 핸드백을 구매한 고객들의 불만을 품은 것입니다.

당시 샤넬 고객센터에는 환불 문의가 빗발치기도 했습니다. 많게는 100만원 이상 손해를 본 소비자들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환불 및 반품 규정에 따라 구매일이 15일을 넘긴 고객들은 결국 어떠한 환불이나 가격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가격 인상 보다 가격 인하가 반가운 소식인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비싼값을 지불한 소비자들은 어떠한 안내도 받지 못해 단단히 뿔이 났습니다. A씨도 "판매직원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았다면 가격 인하 소식도 몰랐을 것"이라며 "호구 노릇을 자처한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 입장에선 속이 쓰릴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이처럼 명품업계의 미흡한 고객 응대가 도마위에 오른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한국이 전 세계 명품 소비국 8위인데도 말입니다. 우리나라 인구수가 전 세계 28위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입니다. 미흡한 운영에도 매년 한국에서 막대한 수익을 챙겨가고 있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이 '호갱' 행위를 자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속담엔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난 2019년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당시에도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인기 맥주·패션·화장품 브랜드도 벼랑끝으로 밀어냈습니다. 결국 직격탄을 맞은 롯데아사히주류는 무급휴직 카드를 꺼내는 상황까지 다다랐습니다.

명품업계도 이 점을 간과해선 안됩니다. 장기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려면 명품다운 고객 응대와 사후 관리를 보여줘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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