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서울 집값 안정세" vs 시장 "근시안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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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서울 집값 안정세" vs 시장 "근시안적 평가"
  • abc경제
  • 승인 2020.01.3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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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부동산 대책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집값 상승세를 견인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가 하락폭을 확대하며 2주째 시세가 떨어졌다. 서울 전체 상승폭도 12·16 대책 발표 때의 10분 1 수준으로 줄었다. 이를 두고 국토교통부는 서울 주택시장이 빠르게 안정세를 회복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다만 부동산업계는 실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최근 한 달여간 상승세가 주춤하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는 평균적으로 연간 1억원씩 올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국토부의 평가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강남 주요 아파트의 가격이 3년도 채 되지 않아 10억원 이상 오른 곳이 허다한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자화자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강남 집값 2주째 하락…"서울 주택시장 빠르게 안정세 회복"

3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서울 집값 변동률은 0.02%를 기록했다. 대책 발표 후 6주 연속 상승세가 둔화, 상승폭은 대책 발표 당시(0.2%)의 10분 1 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지난해 8월 셋째 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상승폭이다.

최근 서울 집값 안정세는 강남권에서부터 시작했다. 1주 전 강남3구 집값이 하락 전환했고, 이번 주는 하락폭을 확대했다. 강동구도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강남4구(-0.03%) 아파트값은 지난해 6월 둘째 주 이후 33주 만에 처음 하락했다.

국토부는 12·16 대책 이후 서울 주택시장이 빠르게 안정세를 회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책에서 대출 금지 규제 대상인 15억원이 넘는 초고가주택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9억원 이하 중저가주택 역시 강남4구에서 하락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는 투기수요 근절, 실수요자 보호, 맞춤형 대책 등 3대 원칙에 따라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면서 "2월부터 실거래 상설조사팀을 운영해 불법행위 단속, 실거래 직권조사를 하고 조사지역도 전국으로 확대해 전방위 고강도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정세? 글쎄…"3년새 10억원 이상 오른 강남 아파트 수두룩"

부동산업계는 국토부의 '주택시장 안정세 회복' 평가를 실감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18번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는 동안 오른 집값은 생각하지 못하고 최근 한 달 여간 강남 집값 추이만 본 근시안적인 평가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가파르게 올랐다. 중위가격은 아파트값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가장 가운데 있는 가격으로 시세를 판단하는 데 유용하다.

KB부동산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원을 조금 넘는 6억635만원에 불과했다. 보는 시각에 따라 6억원도 비싸게 보일 수 있으나 현재 서울 집값을 생각하면 '염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2018년 들어 7억원을 돌파했고 그해 9월(8억2975만원) 8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도 꾸준히 상승해 12월(8억9751만원) 9억원에 육박했고, 올 1월 9억1216만원을 기록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9억원을 돌파했다. 3년도 되지 않아 중위가격이 3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국토부가 안정세를 회복하고 있다는 강남4구로 시야를 좁히면 더 올랐다. 강남권 중위가격은 정부 출범 때보다 3억9789만원 오른 11억4967만원까지 치솟았다. 이 역시 역대 최고치다.

강남 대표 신축 아파트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실거래가는 2017년 5월 20억원 내외다. 지난해 10월 34억원에 손바뀜하며 3.3㎡당 1억원 시대를 열었다. 실거래가는 지난해 12월 30억5000만원까지 하락했으나, 호가는 이보다 높은 31억~32억원 수준이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전용 84㎡) 역시 같은 기간 실거래가격이 16억여원에서 약 30억원까지 올랐다.

익명을 원한 한 전문가는 "이름을 들으면 알법한 강남의 아파트들은 10억원 이상 오른 곳이 허다하다"라며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 이상 올랐는데 최근 1~2억원 호가가 내려갔다고 안정세 회복이라고 하는 것은 섣부른 평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유동성이 넘치는 상황에서 서울(강남) 집값 하락세를 장기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19번째 대책이 나오기까지는 그리 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 "KB부동산 통계, 과잉 해석의 여지…감정원이 더 유의미해"

국토부는 KB부동산의 중위가격 통계는 과잉 해석의 여지가 있다며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B부동산의 중위가격 조사는 표본조사 방식으로 진행해 표본 구성 변화에 따라 통계적 오류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감정원 역시 표본조사 방식으로 진행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멸실 등 저가 노후주택 제외, 신축주택 신규 추가에 따른 표본 구정 변화 효과가 포함돼 실제 시장 상황보다 집값 변동이 과잉 해석될 수 있다"고 했다.

국토부는 KB부동산보다 감정원의 통계가 더 유의미하다고 밝혔다. 국가승인통계인 감정원의 중위가격은 민간 통계인 KB부동산보다 낮다.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7억9757만원으로 같은 시기 KB부동산보다 약 1억원 저렴한 수준이다. 감정원은 1월 중위가격을 2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감정원과 KB부동산의 차이는 조사 대상과 방식 차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감정원은 매년 정기 표본 보정, 표본 확대 등을 통해 통계 신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표본 역시 전문가 연구 용역을 통해 선정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1월 공시가격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의 17.1%가 9억원 초과"라며 "두 기관의 중위가격 수준을 고려할 때 감정원의 조사 결과가 현재 시장 상황을 판단하는 데 유의미한 통계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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