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매물·성능조작·바가지' 중고차업계가 자초한 현대차 '메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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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매물·성능조작·바가지' 중고차업계가 자초한 현대차 '메기론'
  • abc경제
  • 승인 2021.04.2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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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고객들이 중고차를 둘러보고 있다. 2015.4.14/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현대자동차의 진출에 극렬히 반대해온 중고차 업계가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여론 반감이 높아지자 중소기업·소상공을 대변하는 주무부처조차 시장 개방에 긍정적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완성차 업체의 진출 추진은 결국 중고차 업계에 만연한 허위매물·성능조작·바가지 상술이 자초했다는 평가다. 중고차 업계에선 파업 등 강경대응 목소리도 나오지만, 누적된 여론불만으로 이미 등돌린 여론이 더욱 불붙을 수 있어 이조차 쉽지 않을 전망이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22일 중고차 매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철회 수순에 반발하는 중고차업계에 대해 "그냥 비타협적으로만 나온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권 장관은 "얼마 전 새롭게 조합 대표자가 선정됐으니 이야기를 다시 해봐야 한다"면서 "그간 나눴던 이야기가 있으니 그걸 토대로 최종 의사확인도 하고, 좀더 이야기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고차 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자동차매매산업연합회는 그간 차기 회장 선출을 이유로 정부 및 완성차 업계와의 만남을 피해왔다. 이 때문에 지난 2월 정부·여당이 추진한 '중고차 상생협력위원회' 발족이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0일 충북도자동차매매사업조합 2~9대 조합장으로 활동해온 임영빈씨가 신임회장으로 선출되며 더 이상 정부여당과 완성차 업계의 대화 제안을 거부할 명분이 없어졌다.

중고차업계는 그간 전면파업 등 강경투쟁 돌입을 경고해왔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파업에 돌입시 만만찮은 역풍이 예상된다고 우려한다. 당장 생계 문제와 직결돼 느슨한 연대로 엮인 중고차 업계의 동참율이 저조할 것이란 전망도 파업을 망설이는 이유다.

파업율이 저조할 경우 중고차 업계의 목소리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강경투쟁으로 그나마 상생협약 등을 통해 정부와 완성차업체로부터 이끌어낼 수 있는 최소한의 양보마저 기대할 수 없게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중고차업계의 사면초가는 수 십년간 시장 혼탁이 누적된 필연적 결과라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완성차 시장 규모를 넘어서 가파른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지만 후진적 거래구조가 개선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장 이력을 감추거나 위조하는 사례가 만연하고 심지어 침수차를 불법 판매하는 사례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중고자매매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 유형 분석(2016년~2019년 6월)에 따르면 성능점검 기록 조작 등 성능·상태 점검 관련 피해는 79.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1372 소비자상담센터' 분석에서도 중고차 매매 관련 불만이 상위권을 차지한다. 2018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불만 상담건수를 분석한 결과 중고차 중개·매매 관련이 2만1662건에 달했다.

서울의 한 중고차 전시장 모습.2020.10.1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전문가는 물론 참다 못한 소비자들까지 집단적으로 나서면서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진출은 초읽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교통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의 중고차 시장 완전 개방 촉구 성명이 잇따르고 서명운동 등 실력행사에 나서기 시작했다.

자동차산업연합회(KAIA) 역시 "시장이 확대될 경우 소비자의 정보부족을 악용하는 기존 중고차 거래 업계의 기회주의적 행동을 감소시키고, 업계의 자정 및 혁신 노력을 제고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지지에 나섰다.

최근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과 관련한 전문가 집단 254명을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79.9%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엇비슷하다. 자동차소비자위원회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20~60대의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1%p)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8명은 중고차 시장에 대해 '혼탁·낙후된 시장'(79.9%)이라고 평가했다.

중고차 시장의 가장 큰 문제로는 54.4%가 "허위·미끼 매물"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Δ가격산정 불신 47.3% Δ주행거리 조작, 사고이력 조작, 비정품 사용 등에 따른 피해 41.3% Δ판매 이후 피해보상 및 A/S에 대한 불안 15.2% 등도 문제로 꼽았다. 중고차시장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중고차 매매업을 대기업 진출을 제한해 더 보호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해 42.9%가 반대했고, '동의한다'는 답변은 28.5%에 그쳤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시장 진입에 대해 우려가 크지만 솔직히 혼탁한 시장에 따른 반감을 수긍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 일부 업자의 문제로 치부하기엔 소비자 피해 사례가 광범위하다"며 "다만 수 천명의 종사자의 생계가 걸린 만큼 현대차가 진출하더라도 일부 제한을 둬 시장 정화의 '메기' 역할을 하도록 하는게 바람직하다. 독과점 시장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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