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인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퇴…경영권 물려주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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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먹인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퇴…경영권 물려주지 않겠다"
  • abc경제
  • 승인 2021.05.0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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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2021.5.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해 "국민과 직원, 낙농가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회장직을 사임했다. 1977년 남양유업 이사에 오른지 44년만이다.

특히 경영권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전날엔 이광범 대표가 사의를 표명했고, 장남이자 '오너3세'인 홍진석 상무도 보직해임됐다.

홍 회장은 4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불가리스 사태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남양유업 대국민사과는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와 2019년 외조카 황하나씨 마약 사건 이후 3번째다. 8년 전엔 김웅 당시 남양유업 대표와 본부장급 임원 등 10여 명이 고개를 숙였지만 홍 회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전 10시 정각 대강당에 드러선 홍 회장은 연단에 오르자마자 국민을 향해 크게 고개를 숙였다. 그는 "온 국민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힘든 시기에 당사의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고, 분노하셨을 모든 국민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받고 어려운 날 보내고 계실 직원, 대리점주 낙농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연단 왼쪽으로 나선 그는 다시 한번 머리를 숙여 사과했다.

홍 회장은 이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유가공 업체로 오랜기간 사랑 받아왔지만 오랜기간 회사 성장만 바라고 달여오다보니, 소비자 여러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밀어내기 사건과 황하나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들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며 울먹였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불가리스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 뉴스1 황덕현 기자

그는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고 새로운 남양 만들어갈 직원들을 성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결정을 공개적으로 밝히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홍 회장은 5분여 기자회견 뒤 대강당을 빠져나갔다. 그는 질문은 받지 않겠다며 현장을 떠났다.

홍 회장 사퇴로 남양유업은 경영진 공백 상태에 빠졌다. 지난 3일엔 이광범 대표가 사의를 표명, 퇴진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모든 책임은 제가 지고 절차에 따라 물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홍 회장 장남으로 '오너3세'이자 기획마케팅총괄본부장인 홍진석 상무는 이미 회삿돈 유용 등의 이유로 보직해임된 상태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최종 단계인 임상실험을 거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불가리스를 마시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 것처럼 오해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남양유업은 지난달 16일 1차 사과문을 냈다. "해당 실험이 인체 임상실험이 아닌 세포 단계 실험임에도 불구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불가리스 생산공장이 있는 남양유업 세종공장에는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 부과가 사전통보됐다.

주식시장까지 요동쳤다. 심포지엄 직후 1년(52주) 최고가인 48만9000원까지 가격이 치솟았다가 36만원대로 가격이 떨어지는 등 급등락했다. 이 때문에 남양유업은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연구결과를 성급히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식약처 고발을 접수한 경찰은 지난달 남양유업 본사, 세종연구소 등 6곳을 압수수색하며 연구기록과 홍보자료 등을 수거해 갔다.

한편 홍 회장은 1950년 6월12일 서울에서 남양유업 창업주 홍두영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1977년 남양유업 이사에 오르며 경영에 참여했으며 1988년부터 1990년까지 부사장을 지냈다. 1990년부터 2003년까지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으며 2003년 회장에 올라 현재까지 남양유업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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