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갑질·황하나·불가리스까지"…남양유업 결국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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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 갑질·황하나·불가리스까지"…남양유업 결국 '매각'
  • abc경제
  • 승인 2021.05.28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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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 모습. 2021.5.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남양유업이 사모펀드에 매각된다. 지난 2013년 대리점 갑질 논란에 이어 최근 불가리스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여론의 질책을 견디지 못하고 백기투항한 것으로 풀이된다.

불가리스 사태 이후 대주주인 홍원식 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비판 여론은 좀처럼 돌아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에 남양유업의 매출은 곤두박질쳤고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 외에는 여론을 잠재울 수 있는 카드가 사실상 없었던 셈이다. 자칫 더 버텼다가는 남양유업 자체가 망가질 수 있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 일가는 지난 1964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남양유업 경영에서 사실상 물러나게 됐다.

◇홍원식 회장 일가, 지분 0.45%만 남긴채 사모펀드에 전량 매각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홍원식 전 회장·아내 이운경씨·손자 홍승의씨가 보유한 보통주식 37만8938주를 국내 경영 참여형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3107억2916만원이다.

이번 지분 매각 규모는 홍 전 회장 지분 51.8%를 포함한 오너일가 지분 52.63%에 해당한다. 남양유업 총수 일가는 홍 전 회장의 아들 홍명식 상무의 지분 3208주(0.45%)만 남게 됐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사모펀드에 매각을 결정한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이번 결정은 남양유업의 최근 잇따른 구설수와 이에 따른 경영 악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남양유업은 지난 4월 자사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를 마시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것처럼 과장 광고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남양유업과 불가리스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번져나갔고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 되는 등 압박이 이어졌다. 자사 세종공장 역시 영업정지 2개월 행정처분 결정이 내려진 상태다.

이에 따라 이달 초 홍 전 회장이 '불가리스 사태'의 책임을 지고 18년 만에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아들인 홍진석 상무도 회삿돈 유용 등의 논란이 알려지며 사임했다.

홍 전 회장은 당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자식에게 경영권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쇄신에도 불구하고 연이은 악재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결국 오너일가가 소유와 경영 두 부분 모두에서 손을 떼는 수순을 밟게 됐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전 인사하고 있다. 2021.5.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대리점 갑질·경쟁사 비방' 연이은 논란…10년 만에 매출 1조 아래로

남양유업의 실적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건 2013년 이른바 '대리점 갑질 사태'가 터지면서다. 대리점에 물건을 강매했다는 의혹에 이어 영업직원의 욕설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했다.

이후 창업주 외조카 황하나씨(33)의 마약 범죄 혐의까지 세간에 알려지며 남양유업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엔 홍보대행사까지 써서 경쟁사 매일유업 등을 향해 '우유에서 쇠 맛이 난다', '우유 생산 목장 반경 4㎞에 원전(원자력발전소)이 있다'는 등 비방 댓글을 달아 문제가 됐다.

약 10년간 남양유업의 실적 역시 악화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매출액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1조원 아래(9536억원)대로 떨어졌다. 영업손실은 764억원을 기록했다.

남양유업 지분을 인수한 한앤컴퍼니는 국내 최초로 투자회사에 도입한 '집행임원제도'를 남양유업에도 적용해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추진할 계획이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결정과 감독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업무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제도다. 이사회의 감독기능을 강화하고 집행부의 책임경영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한앤컴퍼니는 "기업체질과 실적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한 경험을 앞세워 남양유업의 경영쇄신을 이룰 계획"이라며 "적극적인 투자와 경영 투명성 강화를 통해 소비자와 딜러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새로운 남양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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