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도 오세훈도 '입맛대로' 골라쓰는 아파트값 통계
상태바
국토부도 오세훈도 '입맛대로' 골라쓰는 아파트값 통계
  • abc경제
  • 승인 2021.05.28 02: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재개발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1.5.2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지난 4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이 45% 상승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개발 활성화를 위한 6대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밝힌 내용이다. 45%는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하 KB 통계)이 집계하는 매매가격지수에서 나왔다.

27일 KB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1년 4월 기준 122.9로 2017년 5월(84.1)보다 38.8포인트(p) 올라 상승률 약 45%를 기록했다. 직전 10년간(2007년~2017년) 매매가격지수 변동률(9.9%)의 4배 이상이다.

오 시장은 KB 통계를 앞세워 이명박·박근혜 정부 약 10년간 10%도 오르지 않았던 서울 집값이 문재인 정부 들어 45% 이상 폭등했다고 얘기한 것이다. 오 시장은 왜 KB통계를 차용했을까. 국가 공인 부동산 통계인 한국부동산원이 아닌 KB 통계를 말이다.

바로 집값 폭등 정도를 더 보여주기 때문이다. 2017년 5월(97.8)부터 2021년 4월(112.9)까지 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약 15%다. 상승 폭은 KB 통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부동산원과 KB 통계, 어느 게 맞냐는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기관 '입맛대로' 통계를 골라 활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서울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토교통부 역시 아전인수격 통계 지적에서 벗어날 수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시민단체와의 논쟁이다. 지난해 경실련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52%(KB 아파트 중위가격)에 달한다고 발표하자, 국토부는 즉각 부동산원 통계를 앞세워 과도한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이후에도 김현미 당시 국토부 장관은 국회에서 서울 집값이 11%(아파트 포함 전체 주택) 올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모두 부동산원 통계를 바탕으로 말했다.

국토부와 김 전 장관의 '해명'에 부동산 시장과 시민단체 등은 국민 체감과 동떨어진 답변이라고 꼬집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시장 상황과 거리가 먼 통계 만을 인용하고 있다"고 했다.

더 나아가 통계 과잉 축소는 현재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불러왔다는 지적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A 대학교 교수는 "정책의 시작은 진단에서부터 시작"이라면서 "문재인 정부의 국토부는 지난 4년간 시장과 동떨어진 통계만 바라보다 지금과 같은 공급 부족, 집값 급등이라는 정책 실패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본인에게 유리한 통계를 끌어오는 것은 정책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가 공인 통계인 부동산원 표본을 확대해 현실 체감도를 높이는 동시에 통계청이 부동산 관련 지수를 개발해 신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기본적으로 정책 수립은 공인 통계 사용이 기본이나, 우리나라는 현재 부동산 관련 통계가 시계열 자료가 명확하지 않아 부정확하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원은 표본 부족으로 현실성이 떨어지고, 민간 통계는 호가 중심으로 신뢰성이 부족하다"며 "정부가 정책 신뢰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관련 통계를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