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컵 씻어서 반납…일회용컵 사라진 스타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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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컵 씻어서 반납…일회용컵 사라진 스타벅스
  • abc경제
  • 승인 2021.07.07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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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리유저블컵(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뉴스1

"리유저블컵에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

6일 서해안로의 바다 풍경을 마주한 스타벅스 제주서해안로DT점. 전날까지 전국 어느 스타벅스 매장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생소한 안내가 1층 매장을 가득 울렸다.

픽업 대에 도착한 고객은 반투명한 플라스틱 컵에 담은 음료를 받아들고 매장을 떠났다. 흡사 스타벅스가 매장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잔을 손님이 매장 밖으로 가져가는 것처럼 보였다.

매장 방문객들의 특이한 행동은 계속됐다. 고객들은 매장 한 구석에 있는 식기 반납대에서 직접 컵을 세척하고 있었다. 컵을 뒤집은 상태로 동그란 세척기 바닥을 누르자 고압 물줄기가 컵 이물질을 씻어냈다.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일회용 컵이 없는 스타벅스 '에코매장' 첫날 풍경이다.

스타벅스 제주서해안로DT점에서 고객이 리유저블컵을 반납하기 전 세척하고 있다. 2021.07.06/ 뉴스1 © 뉴스1 이비슬 기자

◇스타벅스 '일회용 컵' 없는 매장 도전…제주도에서 첫 걸음

스타벅스는 이날부터 제주도 23개 매장 중 4개 매장에서 일회용 컵 없는 에코매장을 운영을 시작했다. 오는 2025년까지 국내 모든 스타벅스 매장에서 일회용 컵 사용을 중단하는 '가치 있는 같이' 활동의 첫 번째 발걸음이다. 환경부와 제주특별자치도·한국공항공사·SK텔레콤·CJ대한통운·행복커넥트 포함 7개 민관 기관이 참여하는 대규모 친환경 프로젝트가 막을 올렸다.

매장에서 일회용 컵 대신 제공하는 리유저블 컵의 크기는 기존 컵과 거의 동일했다. 컵 소재는 유아용 젖병 소재로도 사용하는 비스페놀 A프리(BPA Free)다. 영하 20에서 영상 105도까지 변형이 없어 핫·아이스 음료 공용으로 사용하는 소재다. 음료를 테이크아웃 할 경우 고객은 리유저블 컵 보증금 1000원을 추가로 지불해야하고 컵을 세척한 뒤 반납기에 돌려주면 보증금을 환급받게 된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은 환경 보호를 위한 스타벅스의 시도를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일반 플라스틱 컵보다는 말랑말랑한 컵을 신기한 듯 눌러보고 만져보는 고객도 있었다. 매장에 방문한 이준경씨는 "컵 반납 과정이 번거롭기는 하지만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에 동참하게 돼 뜻깊다"며 "여름에 일회용 컵이 물에 젖어 찌그러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아서 더 편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도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리유저블 컵 사용 첫날이라고 해서 일부러 매장을 찾아오게 됐다"며 "컵은 상징적인 의미로 반납하지 않고 텀블러처럼 계속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리유저블 컵의 장점은 일회용 컵 사용량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스타벅스는 제주 전 매장에서 리유저블 컵을 사용할 경우 연간 일회용 컵 약 500만개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현재 제주도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이 1단계로 환경부 지침에 따라 카페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할 수 없다. 리유저블 컵은 텀블러와 비슷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장 안에서도 밖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부각했다.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반납기(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뉴스1

◇"컵 처리 어떻게 하지"…드라이브스루 고객 불편 숙제

제주도 4개 에코매장에서는 테이크아웃 여부와 관계 없이 주문 가능한 음료 크기가 톨(355㎖)과 그란데(473㎖) 2종류뿐이다. 리유저블 컵 사용을 테스트 중이기 때문에 제주도 4개 매장에서 사이즈를 통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추후 다양한 리유저블 컵 사이즈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은 당황스러움과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반드시 리유저블 컵을 사용해야 하는 드라이브스루 고객의 불편이 눈에 띄었다. 드라이브스루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B씨는 "일회용 컵이 없는 매장인지 모르고 방문했다"며 "음료 사이즈를 고를 수 없다는 점도 불편하지만 차 안에 계속 컵을 가지고 다녀야 해서 컵이 짐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기존 일회용 컵 위에 씌우던 뚜껑 역시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한다. 음료가 쏟아지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플라스틱 사용을 완전히 줄일 수는 없었다. 제주서해안로DT점은 리유저블 컵을 테이크아웃 하는 고객에게 음료 종류에 따라 플라스틱 돔형 뚜껑 또는 빨대 없이 음용이 가능한 리드 뚜껑을 덮어 제공했다. 매장에서 리유저블 컵을 사용하는 경우엔 뚜껑을 따로 제공하지 않았다.

소형 자판기와 모양이 비슷한 리유저블 컵 반납기는 카메라와 인식 센서가 컵 파손 여부와 오염 정도를 파악해 보증금을 환급한다. 라떼류 음료를 마신 후 컵 상단부에 휘핑크림이 남아있거나 컵 안에 음료나 얼음이 남아있을 경우 반납이 불가능했다. 고객이 컵 밖에 붙인 라벨도 기기에 넣기 전 고객이 직접 제거해야 했다.

기기는 컵을 한번에 400개까지 보관할 수 있다. 1일1회 수거 업체가 컵을 회수한다. 회수한 리유저블컵은 세척 전문 기관에서 외관상태를 확인하고 세척·소독·고압세척·건조·UV살균건조 단계를 거쳐 매장에서 재사용하게 된다.

환급 수단은 현금·스타벅스 카드·해피해빗 앱 3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해피해빗 앱은 행복커넥트와 SK텔레콤이 함께 만든 환경보호 앱으로 현재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반납 시 환불 기능을 제공 중이다. 제휴 카페는 현재 스타벅스가 유일하며 앞으로 커피 전문점 '에이바우트'와도 환경 보호 활동을 위해 협업할 예정이다.

현재 제주도 내 반납기는 에코매장 4곳과 제주공항 3층 2번 게이트 앞을 포함해 총 5곳에 설치된 상태다. 어느 매장에서 리유저블 컵을 구매했더라도 반납은 5개 장소 모든 곳에서 가능하다. 스타벅스는 반납 장소 역시 추후 확대할 예정이다.

스타벅스는 컵 세척기가 없는 공항에서 리유저블 컵을 반납 할 때 오염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포함해 개선점을 보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오는 10월까지는 제주 지역 전 매장으로 일회용 컵 없는 매장을 확대하고 전국 매장으로 프로젝트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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