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막연한 불안감'…취준생처럼 자기개발 몰두
상태바
코로나 시대 '막연한 불안감'…취준생처럼 자기개발 몰두
  • abc경제
  • 승인 2021.07.08 01: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회사 차원의 근무 제도와 환경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악화된 경영환경으로 인해 유급휴직과 주4일 근무제가 도입됐죠" "코로나19 사태 이후 막연한 불안감이 커졌어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지면서 건강뿐 아니라 생계를 위한 경제활동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죠"

"공동생활 축소는 장기적으로 자라나는 학생들에게도 큰 영향을 줄 것 같아요. 생활규범 역시 기존과 아예 다르게 인식하고 있으며, (가정 소득에 따른) 학력차 등도 이전보다 더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해요"

최근 <뉴스1>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막연한 불안감이 더 커졌다는 응답이 많았다. 코로나19에 언제 어디서든 걸릴 수 있다는 불안감에다 대규모 구조조정 소식이 더해진 탓이다. 대기업들도 단축근무와 무급휴가에 들어간 곳이 많아진 반면 채용을 늘리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회식이 사라지고 재택근무 등으로 늘어난 개인시간을 스펙·내공 쌓기, 건강관리 등에 투자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자신에게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 뉴스1

◇취업했지만 '평생 취준생'…불확실한 직장생활에 '재테크' 열풍

"제 또래 직장인들은 평생 직장보다 '평생 취준생'이라는 개념에 더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한 30대 전문직 직장인의 '세태 분석'이다. 경영악화 등으로 언제 퇴사하게 될지도 모르고 이직을 고민해야 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 만큼 취직 후에도 스펙·내공쌓기 등 '자기계발'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지난 5월10일 직장인 1266명을 대상으로 ‘자기계발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64.5%가 현재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들 중 65.8%가 자기계발을 하게 된 배경으로 '코로나19'를 꼽았다.

구체적인 영향으로는 '고용 불안감으로 인해 자기계발 필요가 늘어남'(56.1%, 복수응답)을 첫 번째로 꼽았다. 다음으로 '불안한 심리로 인해 재테크 등에 관한 관심이 촉발됨'(43.2%), '집콕 등으로 인해 자기계발에 투자할 시간이 많아짐'(33%), '퇴직 이후 또는 N잡을 준비하는 계기가 됨'(30.2%), '모임 축소 등으로 자기계발에 투자할 비용이 생김'(17.7%)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급성장하고 있는 자기계발 관련 시장도 이를 반영한다. 온라인 영어교육 플랫폼 '야나두'의 매출은 지난 2016년 34억원에서 2020년 기준 446억원으로 13배 이상 상승했다. 회원수 또한 이달 기준 150만명을 돌파했다.

전자책·오디오북 구독 플랫폼인 '리디북스'의 2020년 매출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1556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12월은 하루 평균 거래액이 12억원에 달할 정도로 고성장했다. '밀리의 서재'의 지난해 매출도 전년 대비 75% 급증한 192억원을 기록했다. 밀리의 서재는 이같은 여세를 몰아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했다.

불안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경제적으로도 '안전성'을 확보해 놓으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주식·부동산 등 이른바 '재테크' 열풍이 더 거세진 이유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경제·경영 분야 책의 점유율은 10.2%로, 중고서학습서에 이어 가장 높았다. 특히 재테크·금융 관련 책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4.5%나 급증했다.

상반기 베스트셀러 10위 안에는 재테크와 스펙 관리, 경제·사회 분석 도서가 대거 순위에 올랐다. 베스트셀러 1위인 '달라구트 꿈 백화점'과 '아몬드'만이 문학 장르였으며, 이외에는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 질문 TOP77', '2030 축의 전환', '공정하다는 착각',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해커스 토익 기출 보카',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질서 너머', '트렌드 코리아 2021'이다.

배우 이시영이 스마트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전문적인 홈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2021.5.2/뉴스1

◇소비시장·직장문화도 급변…"시대변화 따라잡기 사활"

코로나19로 달라진 환경에 만족감을 나타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조직생활이 '삶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었던 과거보다 '나'와 '내 주변'을 돌보는 시간이 많아진 지금이 더 좋다는 반응도 상당수였다.

한 직장인은 "회식이나 불필요한 회의 등이 현저히 감소해 오히려 정해진 시간내 업무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개인생활에서도 운동과 자기계발, 반려동물과의 유대관계가 늘면서 삶의 질이 매우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셀프케어' 트렌드의 확산은 소비시장에도 급격한 변화를 만들고 있다.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 중 하나가 통신사들이다. 휴대폰·태블릿PC 등의 네트워크망과 IPTV 플랫폼을 제공하는 통신사들은 장점인 '접근성'을 활용해 홈트레이닝을 비롯한 다양한 구독형 자기계발·여가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미디어와 커머스를 연동시킨 구독 패키지와 식음료·헬스 관련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 KT는 올레TV를 통해 '키즈랜드 영어놀이맵'과 '홈트레이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 U+는 IoT(사물 인터넷)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홈 펫케어 서비스', 혼자서도 정확한 자세로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홈트레이닝' 서비스를 선보였다. 가정학습 콘텐츠 'U+ 초등나라' 등 교육·육아와 관련 서비스도 제공한다.

소비시장뿐 아니라 직장문화의 변화 또한 가파르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지난 5월 기업 271개사를 대상으로 ‘MZ세대 인재 유입과 장기 근속을 위한 노력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49.1%가 ‘별도로 노력하는 것이 있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자유롭고 편한 분위기의 근무 환경 조성’(51.9%, 복수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워라밸을 지키는 업무 방식'(48.9%), '개인 취향을 존중하는 기업 문화 형성'(39.8%), '시차출퇴근·유연근무제 도입'(28.6%) 등이다.

한 직장인은 "회사 내 조직원간 교류가 거의 없어지고 업무 중심의 관계로 변화하면서 수직적이 아닌 '수평적' 문화가 늘어났다고 생각한다"며 "PC를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장소가 '근무지'로 변화면서 근태의 관리보다는 업무의 결과를 중요시하는 변화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