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4구·목동·DMC…"아파트 이름이 뭐길래"
상태바
강남4구·목동·DMC…"아파트 이름이 뭐길래"
  • abc경제
  • 승인 2020.03.07 20: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얼마 전 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정뉴타운 두산위브'라는 아파트에 공고가 하나 붙었습니다. 인근 아파트들이 단지 이름에 '목동'을 넣고 있어서 이런 추세를 반영하기 위해 '명칭 변경 추진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내용입니다.

신정동, 신월동 주변을 보니 이름들이 일관성이 있긴 합니다. 신정뉴타운 2-1구역(양천구 신정동) 아파트 이름은 '래미안 목동 아델리체'입니다. 1-1구역의 '신정뉴타운 아이파크 위브'도 이름을 '목동 센트럴 아이파크 위브'로 바꿨다네요. 1-4구역 '신정뉴타운 롯데캐슬'도 목동이 들어가는 이름으로 변경을 추진 중인데 '목동 센트럴 롯데캐슬' 쪽이 유력한가 봅니다.

참, 목동 외에 '센트럴'이라는 단어도 많이들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센트럴(central)은 '중심이 되는', '가장 중요한', '중앙의'라는 뜻입니다. 콩글리시로 해석하면 '목동 중심 OOO아파트' 정도가 되겠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역시 사정은 비슷합니다. 물론 행정구역상 동 이름이 있습니다만, 경의중앙선 가좌역 일대는 홍제천의 모래가 많아 예전부터 '모래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습니다. 가재가 많이 살았는지 '가재울'이라고도 하더군요. 둘 다 아름다운 이름입니다.

그런데 최근 가좌역부터 명지대학교 옆까지 '가재울 뉴타운'에 들어선 아파트들의 이름 앞에는 하나같이 'DMC'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습니다. 디지털미디어시티(DMC)가 좋기는 좋은가 봅니다. 동쪽으로는 남가좌동부터 서쪽으로는 고양시 덕양구까지 신축 아파트들이 DMC라는 말을 사랑하니 말이죠. 아 참, 동작구 흑석동은 요즘 '서반포'라고 불린다지요?

저는 중심지에 살아보지 못했지만, 유명한 동네의 일부 주민은 불만들도 꽤 있으신 듯합니다. 선긋기에 나서는 경우도 종종 있죠. 저도 지인들과 만날 때 '목동 8단지부터는 신정동이다', '언제부터 강남 3구가 4구로 됐냐', '분당이 왜 성남이냐', '거긴 일산이 아니지' 등의 말을 가끔 듣습니다.

아파트 이름을 잘 지어 아파트의 가치가 오르면 거주민들에게 좋은 일이겠지요. 업계 전문가들은 대체로 "물론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그 지역이 아닌 것을 사람들은 안다. 하지만 '생활권'이라는 틀에서 보면 유명한 지역의 이름을 붙여 좀 더 친근하게 보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들 이야기합니다. 효과가 아예 없진 않나 보네요.

이런 현상을 보면서 '맞다', '아니다'를 논하고 싶진 않습니다. 철·민 부동산백서는 '이런 부동산 용어, 현상, 정보가 있습니다'를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아파트 이름을 어떻게 짓는지는 전적으로 주민들의 권한이죠. 아파트 소유자들께서 원하는 바를 이루길 기원하겠습니다.

다만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나중에 아파트 이름이 헷갈리긴 할 듯싶습니다. 어느 날 한 업계 관계자가 저에게 한 말이 기억에 남네요. "이렇게 가다간 서울 아파트 이름들이 전부 광역으로 묶여 20종 정도로 분류할 수 있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