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지속되면?…"한국이 세계 반도체 1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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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지속되면?…"한국이 세계 반도체 1위된다"
  • abc경제
  • 승인 2020.03.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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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이 최종 합의를 맺지 못한 채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가 미국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1위 국가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국 반도체 업체들이 중국 기술기업과 거래하지 못하면 매출이 줄어들고 일자리가 감소하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최근 '중국과의 무역 제한이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어떻게 끝내는가'(How Restricting Trade with China Could End US Semiconductor Leadership)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미국 정부가 중국과의 반도체 거래 제한을 광범위하게 계속할 경우,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고객사와 거래가 끊길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국내 업체들이 수혜를 입어 한국이 세계 반도체 1위 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가 워싱턴을 비롯한 미국 정치권에 미중 무역전쟁이 현지 반도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경고하기 위해 BCG에 의뢰해 이뤄진 것이다. BCG는 보고서상에서 3가지 시나리오를 토대로 미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파급력을 분석했다.

우선 무역전쟁이 합의된 이후 중국의 '제조 2025'(Made in China 2025) 전략이 유효할 경우 5년 후 미국의 반도체 매출은 3~9% 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점유율은 2018년 기준 48%에서 최대 5%까지 줄어들어 43%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반도체 산업과 경제에 미칠 최소한의 피해를 가정한 것이다.

이어 예상 가능한 설정으로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Perpetuation of status quo)' 향후 2~3년내에 중국 고객으로부터 벌어들이는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이 5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포함하면 미국의 반도체 매출은 종전 2260억달러에서 16% 감소한 1900억달러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BCG는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선적할 제품에 대해 관세 장벽 같은 잠재적 제한을 피하기 위해 중국에서의 공급망 포트폴리오를 옮기려고 할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은 미국산 부품을 아시아, 유럽 등 다른 지역 부품으로 교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미국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종전 48%에서 8%p 떨어진 40%대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반도체 산업에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마지막 시나리오가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기술 디커플링'(Technology decoupling)이다. 이는 중국이 미국과 상호간에 기술 및 제품 교류를 완전히 끊고 독자 노선을 밟을 것이란 추정이다.

이 경우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고객사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익은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중국과의 거래가 '셧다운' 될 것이란 얘기다. 이에 따라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은 2018년 기준 2260억달러에서 1430억달러로 무려 37%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매출이 줄어들면 일자리와 직결된 기업들의 연구개발(R&D)이나 설비 투자 등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BCG는 미국 반도체 업체들의 R&D 지출이 2018년 기준 400억달러에서 최대 60% 감소해 160억달러까지 줄어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 전체 일자리 12만4000개가 줄어들며, 이 중에서 30% 가량인 3만7000여개가 반도체 산업 관련일 것이란 전망이다.

보고서엔 미국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도 30%로 기존 대비 18%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처럼 줄어든 점유율 중에서 7%p 가량이 한국의 점유율에 흡수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 샤오미 같은 스마트폰 업체들이나 알리바바, 바이두 같은 IT기업들이 미국 반도체 부품을 다른 지역의 것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BCG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가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30'의 경우 전체 부품의 15% 가량이 미국산에서 대체품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점유율 30%로 2위로 내려앉고 한국은 31%를 기록해 세계 1위 반도체 국가가 될 것이란 얘기다. BCG는 "메모리, 디스플레이 구동칩, 이미지센서, 모바일 프로세서 등 우수한 성능을 갖춘 주요 반도체 제품을 앞세워 한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선두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상반기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정부에 메모리 시장을 넘어서 글로벌 반도체 경쟁력 향상 정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BCG는 한국이 세계 1위에 오르는 것은 단기적 전망이며, 장기적 관점에서는 기술 자립화에 성공한 중국이 반도체 시장 선두에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보고서를 토대로 미국 반도체산업협회는 "민간 연구 투자는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5G 같은 미래의 필수 기술을 선도하는 데 중요하다"면서 "이러한 부정적 결과를 피하기 위해 정책 입안자들은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접근을 유지하면서도 국가 안보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솔루션을 고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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