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와 "소는 누가 키우나" 사이…LH혁신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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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골탈태'와 "소는 누가 키우나" 사이…LH혁신 어디로
  • abc경제
  • 승인 2021.05.0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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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 전경(LH 제공) © News1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의혹 사태 재발방지 대책으로 마련 중인 LH 혁신안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

당초 정부는 '해체 수준'의 LH 혁신을 공언했으나, 2·4대책을 비롯한 공급대책 추진에서 핵심 역할을 해온 LH의 조직이나 기능을 당장 쪼갤 경우 행여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와 5월 중 나올 혁신의 수위에 관심이 모인다.

7일 정부에 따르면 해당 의혹이 3월 초 불거진 뒤 3월 말에서 4월 초로 계획됐던 혁신안 발표는 5월 말로 밀린 상태다.

조직·기능 개편, 투기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강화, 경영혁신 등 3가지 방향의 대책을 마련 중인 정부는 이 중 당장 법 개정 없이도 기획재정부가 자체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을 먼저 공개하는 것을 고심한 바 있다.

경영실적 평가지표에서 윤리경영·공공성 배점을 높이거나 직원 관리감독 부실 책임을 물어 리더십 점수를 깎는 등의 방안이다. 윤리경영 배점이 100점 만점에 3점으로 경영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던 문제를 보완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이는 LH 혁신안의 핵심이자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 조직·기능에 대한 구조조정이란 점을 감안해 먼저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2019년 경영평가에 따라 지난해 LH에 지급된 성과급을 환수하는 문제도 아직 검토 중이다. 윤리경영 배점이 낮아 LH는 이 부문에서 낙제점인 D등급을 받고도 종합등급은 A등급이었고, 이 때문에 윤리경영 점수를 0점으로 매겨도 종합등급은 떨어지지 않아 이것만으로는 성과급을 환수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지표를 손봐 이같은 사태 재발 시 성과급을 줄이는 것은 가능하나, 환수를 위해선 검토할 점이 많다는 것도 문제다. 같은 조직 소속이라는 이유로 투기를 하지 않았어도 성과급 삭감 등 연대책임을 지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 등에 대해서다.

큰 덩어리인 조직·기능 개편을 두고는 LH가 택지 및 신도시 조성을 비롯해 공공주도 정비사업에서도 주요 역할을 하고 있어 정부의 고민이 적잖은 모양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전 총리가 해체 수준의 혁신을 하라고 했는데 그러면 소는 누가 키우느냐"며 "국민적 공분으로는 해체하고 싶겠지만 LH가 원체 중요한 기능을 하니 미워도 해체가 답은 아니고, 공급대책 등 여러 제약조건 아래 어떻게 효율화를 시키고 국민 기대에 맞출지를 논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택지 및 토지 조사 등의 핵심기능을 사실상 손대지 않은 혁신안이 나온다면 LH 투기 사태 원인이 된 부분이 그대로 남게 돼 '용두사미'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공산이 크다.

정부 역시 개혁안을 만들며 이런 부분을 의식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주택공급대책이 핵심적 기능이고 이를 하지 않으면 서민, 일반국민에 직격탄이 날아가는 것이라 그것은 지킨다는 대원칙 하에서 최대한도로 (혁신)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H는 지난 7일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켜 자체 조직쇄신에도 착수했다. 혁신위는 이달 중 정부 혁신안이 발표되면 이에 따르는 구체적 추진계획과 이행상황 수립, 점검에도 나설 계획이다. 다만 LH가 혁신의 대상인 만큼, 혁신안 마련 과정엔 혁신위와 그 내용을 협의하진 않는다고 기재부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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