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아파트는 왜 29가구 뿐일까?…이유는 '분양가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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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아파트는 왜 29가구 뿐일까?…이유는 '분양가 규제'
  • abc경제
  • 승인 2021.06.13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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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더펜트하우스 청담'의 모습. 2021.3.1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가수 아이유가 최근 130억원에 분양받은 에테르노청담. 청담동에 있는 최고급 빌라라며 화제가 됐는데요. 빌라 주민은 아이유씨를 비롯해 딱 29가구뿐이라고 합니다. 값비싼 한강변 땅인데, 높이 올려 많이 팔지. 내가 다 아깝네...하는 생각, 저만 한 건 아니겠죠?

'셀럽'들을 겨냥한 마케팅 때문일까요? 연예인들이나 스포츠스타, 기업인 같은 'VIP'들은 사생활 보호 때문에 소규모 단지를 선호한다는 것이 분양업계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그래도 의문입니다. 20가구도, 30가구도 아닌 29가구? '9900원의 심리학'이라는 책이 생각나게 하는 숫자네요.

29가구에 딱 맞춘 이유는 '30가구 룰' 때문입니다. 현행 주택법에 따르면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민간택지에서 30채 이상을 일반분양하는 주택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 되지요. 규제 대상이 되지 않도록 상한선에서 딱 한 가구 뺀 숫자. '29가구'의 비밀입니다.

분양가상한제는 주택건설업체들이 과도하게 이익을 남기고 있다는 사회적 비판에 따라 도입됐는데요. 분양가상한제 대상이 되면 주택 분양가격이 '택지비+기본형 건축비'를 넘을 수 없습니다. 분양가 산정 시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택지감정평가 검증을 받고, 지방자치단체 분양가심사위원회의 승인도 필요합니다.

분양하는 입장에선 고민이 깊어집니다. 분양가 정하는 과정이 까다롭기도 하고, 요구하는 가격에 맞추다 보면 고급 자재나 특화 조경, 설계 도입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나름의 꼼수가 등장합니다. 분양가상한제 예외인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짓든, 대상이 되지 않도록 가구 수를 조정하든 말이죠.

한 채에 수십억 원이 넘는 고급 빌라들이 가구 수 조정 전략을 주로 적용합니다. 장동건·고소영 부부가 거주해 화제가 됐던 청담동 'PH129'는 딱 29가구입니다. 청담동 '청담115'와 서빙고동 '아페르 한강'도 각각 28가구, 26가구로 30가구가 되지 않도록 가구 수가 구성돼있습니다.

개발회사는 고급화 전략을 적용하고, 규제를 받지 않을 만큼만 가구 수를 조정해 원하는 만큼 분양가를 높게 책정해 이득을 거두는 거죠. 실제로 에테르노 청담의 3.3㎡당 분양가는 약 2억원에 달합니다. 거기다 이렇게 조정하면 공개 청약을 하지 않아도 되고 전매 제한 등 규제도 없어 고소득층에 분양하기 수월하기도 합니다.

'30가구 룰'은 고급 빌라에만 적용되는 게 아닙니다. 이 제약은 리모델링 같은 소규모 정비시장에까지 뻗쳤는데요. 리모델링도 일반분양 물량이 30가구가 넘으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올 하반기 착공 예정인 송파구 '성지아파트'도 이에 당초 42가구 예정이었던 일반 분양 물량을 29가구로 수정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는 주변에 흔히 보는 아파트부터 아이유같은 스타가 사는 고급 빌라까지 생각보다 이리저리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규제로 분양가가 시세보다 확연히 낮게 책정된다는 장점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요즘 로또 분양이니. 청약 광품으로 실수요자 당첨 가능성이 낮아지느니 논란이 많은 상황인데요. 단기적인 집값 억제 효과는 있지만 공급 위축에 장기적으론 가격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줄이는 묘안, 어디 있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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